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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다는 사람이 없어" 얼죽신 난리였는데…서울서도 마피 매물 속출[르포]
    입력 2025.01.2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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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잊을 만하면 분양권을 팔겠다는 손님들이 찾아오는데 정작 사겠다는 사람은 없네요."(미아동 A 공인중개사무소)

21일 찾은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삼양사거리 특별계획 3구역 개발 공사 현장. 한화 건설부문이 분양하는 한화 포레나 미아가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공사장 펜스 너머로 모습을 드러냈다. 강북구 미아동에 들어서는 해당 단지는 지하 5층~지상 28층, 4개 동으로 이뤄진 총 497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다. 우이신설선 삼양사거리역과는 약 100m, 도보 1분 거리로 초역세권이다.

새 아파트의 입주가 곧 시작되니 분양권 거래나 전세 문의가 있을 법했다. 그러나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들은 텅 비어 있었다. 미아동 인근의 A 공인중개사무소로 들어서자 소파에 기대 낮잠을 청하던 소장이 몸을 일으켰다. 오후 시간대인데도 손님이 없었다. 소장에게 한화 포레나 미아의 분양권 매물에 대해 묻자 "대부분 무피(분양가와 같은 가격) 아니면 마피(마이너스피)"라며 소개했다. 근처의 B 공인중개사무소도 간만의 손님을 반기며 비슷하게 답했다.

주상복합·고분양가 영향…6000만원 마피 매물 등장

한화 포레나 미아 아파트의 전용면적 80㎡ 9층 분양권에는 최고 6000만원 마피가 붙었다. 전용 84㎡ 매물은 분양가보다 2000만~4000만원 낮게 거래되고 있다. 전용 53㎡ 분양권도 마피가 2000만원 선에 형성됐다.

21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 삼양사거리 특별계획 3구역에 한화 포레나 미아가 지어지고 있다. 이지은 기자

인근 공인중개소들은 주변 시세보다 높게 책정된 분양가와 함께 주상복합에 대한 비선호도, 모호한 입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화 포레나 미아의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11억5003만원으로, 고가분양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인근 단지인 북서울자이 폴라리스와 래미안트리베라2차의 같은 면적은 최근 각각 10억2000만원, 9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강북구 미아동 인근의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역세권이라고 하나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의 출퇴근 활용도가 떨어진다"며 "더욱이 전용률이 낮은 주상복합이다 보니 선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호반써밋개봉 마피 거래 속속…서울 외곽 신축 타격

최근 한화 포레나 미아 아파트와 같이 서울 외곽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마피가 붙은 분양권 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 호반써밋개봉의 전용 59㎡ 분양권은 7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분양 최고가(7억7130만원) 기준으로 2130만원의 마피가 붙었다. 84㎡ 분양권(20층)은 지난달 16일 9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해당 면적의 분양 최고가는 9억9860만원이다.

이 밖에도 같은 면적의 분양권이 분양가(9억7400만원)에 시스템 에어컨 등 옵션(4183만원)을 더한 가격(10억1583만원)보다 3583만원가량 저렴한 분양권이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호반써밋개봉은 지난해 준공 후 12월부터 입주가 한창이다.

청약 당시 고분양가에 입주민을 찾지 못해 고전했던 아파트들이 대부분이다. 입주 예정자들이 중도금이나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서 마피까지 붙이게 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열풍과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서울 아파트 시장을 흔들었지만, 최근 서울 외곽에서부터 분위기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대단지 아파트 입주를 앞둔 시기에는 잔금 등 투자금을 감당하지 못해 분양권을 급히 처분하려는 이들이 늘어난다"며 "부동산 상승기 시점에 형성된 높은 분양가와 입지적 아쉬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박 대표는 "입주가 마무리되면 향후 2년간은 매물이 나오지 않기에 호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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