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코노미뉴스 정재혁]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의 경영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연초부터 밀려드는 각종 굵직한 현안들에 대응하느라 새내기 은행장으로서 취임의 기쁨을 누릴 겨를도 없다는 전언이다.
이환주 은행장은 새해 시작부터 '총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KB국민은행 노조는 2024년 임금‧단체협상(임단협)에서 성과급으로 '보로금 300%(통상임금 기준)+1000만원'을 요구했고, 사측은 'ELS 손실에 따른 비용 증가'를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전임 이재근 은행장(현 KB금융지주 글로벌부문장)의 임기 중 협상 타결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임단협은 결국 해를 넘겼다. 이에 따라 이환주 은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노조와 협상에 나서는 이례적인 상황을 맞게 됐다.
노사는 1~2차에 걸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회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고, 중노위는 결국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즉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행위(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으며, '찬성률 95.95%'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
2019년 이후 6년 만의 총파업이 현실로 다가왔지만, 위기의 순간 초보 은행장의 소통 리더십이 빛났다. 이환주 은행장은 노조와 입장차를 줄이기 위해 대화에 적극 나섰고, 총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1월부터 '큰 산'을 넘은 이환주 은행장이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가장 가깝게는 당장 3월로 다가온 '3기 나라사랑카드 사업자 선정'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사업권을 사수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국군 장병들의 필수 카드로 통하는 나라사랑카드는 병역 판정 검사 때 발급돼 군 전역 이후까지 무려 10년 가까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행 입장에선 사업자로 선정되면 8년간 사업권을 갖고 매년 20만명 수준의 신규 입대자를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다. 이들의 월급 계좌에 들어오는 돈도 수 조원에 달해 운용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1기 사업자였던 신한은행을 끌어내리고 지난 2016년 IBK기업은행과 함께 2기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강력한 경쟁자로는 신한은행이 거론된다. 1기 사업자였던 만큼 운영 경험이 풍부한 것이 장점이고, 최근엔 군인공제회 자금관리(17조원 규모) 주거래은행에도 선정되며 군심을 확실히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 우리‧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과 카카오‧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우체국까지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기존 사업자인 KB국민은행으로선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