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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고금리·전세사기 트라우마…오피스텔 '월세'로 몰린다
    입력 2025.01.2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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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학원과 입시학원이 밀집된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자리한 오피스텔.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 아시아경제 ] 오피스텔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 계약이 이뤄진 전·월세 거래 10건 가운데 7건 이상이 월세로 집계됐다. 금리 부담이 여전한 데다 전세 보증률 축소, 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월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서울에서 오피스텔 전월세 거래가 총 5746건 이뤄졌는데 이 가운데 월세 비중은 72.9%로 파악됐다. 이는 1년 전인 2023년 12월과 비교해 5.2%포인트, 2022년 12월보다는 10.0%포인트 오른 수치다. 해를 거듭할수록 오피스텔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다.

월별로 비교해도 월세 비중 상승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오피스텔 전월세 거래 6140건 중 72.6%, 같은 해 10월 6210건 중 70.3%가 월세 거래였다.

월세 가격도 우상향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오피스텔 매매와 전세 가격은 각각 전분기 대비 0.02%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월세는 0.35% 오르며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다.

업계에서는 오피스텔에서 월세 거래 비중과 가격이 높아진 배경으로 고금리를 꼽는다. 기준금리는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러 대출 규제 탓에 실제 전세자금대출 부담이 덜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올해 1분기 중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추기로 했다. 대출 보증은 금융사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때 보증사가 이 대출의 상환에 보증을 서주는 절차인데 주택도시보증공사(HUG)·SGI서울보증보험은 100% 보증을 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은행이 일부 책임지게 될 경우 전세 대출 금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시장을 강타한 전세사기 트라우마도 한몫하고 있다. 큰 차이가 아니라면 사기 부담이 덜한 월세를 택하는 기류가 있는데, 2030세대가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일수록 이런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한 공인중개사는 "시간이 지나 전세 사기 이슈가 잠잠해지는 것 같지만 여전히 전세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냥 월세를 내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아서 일대 오피스텔 월세가 많이 올랐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전월세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전문위원은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많이 올라간 상황이어서 월세나 전세대출 이자나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오피스텔 같은 투자의 성격도 있기 때문에 전월세 변화에 대한 민감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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