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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지갑 닫은 국민들, 소매판매 21년 만에 ‘최악’(종합)
    입력 2025.02.0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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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국민들이 지갑을 잘 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지수는 21년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3년 연속 감소세로 통계를 만든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고물가 영향인데, 나아질 기미도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매판매 -2.2%, 3년 연속 감소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2.2% 줄었다. 신용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3년(-3.2%)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소매판매는 2022년(-0.3%), 2023년(-1.5%)에 이어 3년 연속 감소세다. 통계청이 소비항목을 조사한 이래 가장 길다.

특히 의복이나 신발 같은 준내구재 부문이 3.7% 줄면서 감소세를 이끌었다. 준내구재는 통상 물가가 오르거나 경기가 어려울 때 쉽게 줄어드는 품목이다. 당장 먹고사는 데 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지출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승용차, 가전제품 등이 포함된 내구재 부문도 3.1% 줄었고, 비내구재는 1.4% 감소를 기록했다.

전망도 좋지 않다. 월 단위로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2월(0.8%)을 제외하면 모든 달에서 하락세다. 6월에 -3.6%를 기록한 이후 10월 -0.8%까지 차츰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다시 악화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소매판매 부진이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여파라고 분석했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지난 3년은 이자율이 높았고 임금은 늘지 않았던 시기”라면서 “가처분소득이 떨어지니까 물건 사는 것에 긍정적 영향은 안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높은 물가상승률을 잠재우기 위해 고금리를 오래 유지했는데, 실질임금까지 2년 연속 뒷걸음치면서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줬다는 뜻이다.

반도체 힘입어 전산업생산 1.7% 늘어

전체 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1.7% 증가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발생 첫해 크게 줄었던 산업생산은 2021년(5.3%) 이후 4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모두 생산이 늘었다. 광공업생산은 전기장비·1차금속 등에서 줄었으나 반도체·의약품 등에서 늘어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서비스업생산은 도소매 등에서 감소했으나 운수·창고, 금융·보험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생산 부문 증가세는 반도체와 자동차가 견인하고 있다. 월별로 보면 전산업생산은 지난해 9월(-0.4%), 10월(-0.3%), 11월(-0.3%) 석 달 연속 감소하다 12월 2.3%로 반등했다. 광공업 부문이 반도체(5.6%)와 자동차(10.7%)의 선전에 힘입어 총 4.6% 성장했다. 세계적인 AI 산업 발전으로 고사양 반도체 수요가 지속됐고, 자동차 부품사 파업이 종료되면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서비스업도 1.7% 늘었다. 금융·보험(5.3%), 도소매(2.8%) 등이 증가한 효과다.

12·3 비상계엄 여파는 업종별로 차이를 두고 나타났다. 내수와 연관된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숙박·음식점업은 3.1% 감소해 2022년 6월(-6%)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같은 달 예술·스포츠·여가 생산도 6.9% 줄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숙박, 음식점, 여가, 스포츠 등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소매판매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계엄이) 관련돼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설비투자는 4.1%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2.9%),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7.8%)에서 모두 늘었다. 반면 건설기성은 4.9% 감소했다. 2021년(-6.7%) 이후 최대 폭 감소다. 토목(1.8%)이 증가했지만 건축(-6.9%)에서 공사실적이 줄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보합세였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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