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홈쇼핑 업계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TV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전통적인 상품 판매 방식을 넘어 지식재산권(IP)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규 콘텐츠를 강화해 수익 창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이 신규 수익 창출을 목표로 최근 국내에 정식 론칭한 모바일 게임 '벨리곰 매치랜드'는 지난달 16일부터 31일까지 16일간 신규 다운로드 수 약 6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영국과 캐나다 등에서 지난해 7월 시범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서 6개월간 달성한 누적 다운로드 수 2만건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다.

벨리곰 매치랜드는 롯데홈쇼핑이 2018년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한 자체 캐릭터 '벨리곰'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퍼즐게임이다. 고객의 발길이 끊겨 문을 닫은 놀이동산 '벨리랜드'를 이용자가 퍼즐게임을 진행하면서 재건하는 스토리로 구성했다. 같은 색상의 블록을 3개 이상 모으면 해당 줄이 사라지는 '3매치 퍼즐' 시스템을 적용했다.

국내 게임 유저들의 관심 속에 벨리곰 매치랜드는 론칭 3일 만인 지난달 19일 구글플레이 퍼즐 카테고리 인기 순위 1위에 올랐고, 게임 종합 인기 순위에서도 2위를 했다. 롯데홈쇼핑 측은 모바일 게임의 활성화를 통해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벨리곰을 활용한 캐릭터 IP 사업은 국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팬덤 170만명을 보유했고 2023년부터는 대만과 일본 등으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현재까지 굿즈 판매와 브랜드 협업을 통해 누적 매출 200억원 이상을 올렸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벨리곰 매치랜드 애플리케이션(앱) 내 광고 수익과 게임 아이템 결제를 통한 수익 모델을 병행해서 운영하고 있다"며 "퍼즐게임 특성상 충성고객(헤비유저)의 후반부 매출이 높기 때문에 향후 게임 아이템의 매출이 신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유튜브에서 성행하는 쇼츠처럼 주목도 높은 상품을 길이가 짧은 영상의 '숏폼' 콘텐츠로 제작해 소비자의 구매 의욕을 높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6월 TV홈쇼핑·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방송의 시청률이 높은 구간을 분석한 뒤 숏폼 콘텐츠로 자동 제작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를 통해 지난해 관련 콘텐츠 총 800여개를 제작했다. 고객 선호도가 높은 주요 장면을 담아내 시청 지속 시간이 일반 숏폼 대비 2배가량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공식 온라인몰 '현대H몰' 앱을 새단장하면서 숏폼 전용 영역인 '숏딜'을 신설하고 AI 자동 제작 시스템을 활용해 1분 이내 영상을 최대 100개씩 노출하고 있다.

신세계라이브쇼핑도 지난해 7월부터 'AI 숏츠'를 선보였다. AI가 기존 20~60분 분량의 방송 화면과 멘트 등을 분석한 뒤 자동으로 1분 이내 숏츠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를 통한 일간 상품 클릭 수와 조회 수는 지난달 기준으로 론칭 당시와 비교해 5배 이상 증가했고, 일평균 시청 시간도 10배가량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쇼핑 분야에서도 시간과 비용 대비 효율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빠르게 정착했다"면서 "유용한 정보만을 압축해서 전달하는 숏폼 콘텐츠가 수익 창출에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온스타일은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올해 영상 콘텐츠의 IP 유니버스 확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IP 유니버스는 TV 간판 프로그램이 모바일 앱이나 외부 채널로 스핀 오프(기존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의 등장인물이나 설정을 가져와 새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하거나 모바일 인기 프로그램이 팬덤을 통해 TV로 역진출하는 확장을 뜻한다.

현재 CJ온스타일이 보유한 영상 콘텐츠 IP는 40여개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모바일과 TV를 통틀어 월평균 1000회가 넘는 라이브 방송을 했고, 이를 통한 상품 구매 고객 수는 650만명에 달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올해는 모바일과 TV 영상 콘텐츠 IP를 50개까지 늘리고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과 같은 외부 동영상 플랫폼으로 확장할 대형 IP도 육성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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