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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강달러' 꺾이려면 '이 신호' 나와야 합니다"[이슈인터뷰]
    입력 2025.02.06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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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여의도 TP타워 신한프리미어PWM 여의도센터에서 오건영 단장이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 아시아경제 ]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크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겁니다."

4일 신한은행 신한프리미어PWM 여의도센터에서 만난 오건영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은 원·달러 환율 전망에 대해 이처럼 답했다. 원·달러 환율 1400원이 '뉴노멀'이 되면서 어느 때보다 환율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때, 거시경제 전문가인 오 단장을 만나 환율과 금리 전망, 불확실성의 시대 투자 전략까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환율 단기변동성 불가피…强달러' 꺾이려면 '이것' 봐야

오 단장은 최근 환율이 치솟은 원인을 대내적 요인과 대외적 요인으로 분석했다. 오 단장은 "대내적으로는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을,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효과를 꼽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기업들에 대규모 감세를 약속했다. 이는 필연적으로 미 정부의 세수 부족으로 이어지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관세를 활용할 것이란 시나리오에 힘이 실리고 있다. 관세는 미국 내 수입 물가를 높여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물가를 잡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적 통화정책을 펼칠 경우 강달러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오 단장은 미국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예외적으로 강한 요즘, 과거의 환율 라인과 비교해선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 단장은 "과거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에 대한 트라우마로 환율이 1300원 선을 넘으면 큰일 나고 1400원은 절대 지켜야 하는 마지노선으로 여겼다"면서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단장은 강달러가 꺾이기 위해서는 '미국의 무역적자'가 핵심이라고 봤다. 그는 "미국이 관세를 매기는 이유는 미국의 제조업이 힘들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관세로 강달러가 계속 유지되면 흔히 러스트벨트(Rust belt·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라 불리는 제조업이 더욱더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한 강달러가 이어질 경우 미국 외 국가들이 자국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를 팔아 환율 방어에 나서는 경향이 있는데, 이 경우 미국 국채 가격은 떨어지고(금리 상승) 이는 달러 강세를 더욱 강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나타난 고금리는 국가 부채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기에 되레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오 단장은 "결국 환율이 떨어지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강달러가 미국의 이익에 반할 때, 그때 트럼프는 방향을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달러에 17년 만의 日 금리 인상까지…셈법 복잡해진 韓·美·日
▲ 4일 여의도 TP타워 신한프리미어PWM 여의도센터에서 오건영 단장이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 단장은 미국의 금리 결정 셈법이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미국의 증시나 경제상황만 보고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해 경기부양이 가능했다면, 이제는 일본이 금리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오 단장은 "미국 입장에서도 일본의 금리 인상은 불편하다"며 "일본이 미국의 눈치를 보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주의하지 않으면 언제든 엔캐리 청산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이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친 '블랙먼데이'가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오 단장은 "지난번 블랙먼데이는 미국 경기 둔화 신호가 감지되는 가운데 일본의 금리 인상이 겹치며 글로벌 증시가 요동쳤지만, 이번엔 예외 없이 미국 경제가 강한 데다 일본 역시 지난 금리 인상 때 예상치 못하게 시장이 요동친 경험으로 이번엔 금리 인상 2주 전부터 꾸준히 시장에 신호를 주며 시장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일본의 메시지는 여전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겠지만, 필요할 때는 시장이 놀라지 않는 선에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얘기다.

오 단장은 "우리나라는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에 성장과 물가안정만 봐선 안 된다"면서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버블이라든지 가계부채를 봐야 하고, 대외적으로는 다른 나라와의 금리차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금융안정이라는 허들이 있기 때문에 전방에서 금융안정을 바라보면서 양쪽으로 성장과 물가안정을 모두 확인해야 한다"며 "그만큼 과거의 환율 라인을 따라가기보다는 일정 수준의 환율 상승에 대해서는 과거보다 열어놓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3월 FOMC가 분수령…"美 금리 인하 생각보다 더디고 느릴 것"
▲ 4일 여의도 TP타워 신한프리미어PWM 여의도센터에서 오건영 단장이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 단장은 "미국의 금리 향방 가늠할 분수령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ed가 새해 첫 FOMC에서 3차례 연속 이어지던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면서 시장에서는 3월 금리 인하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 단장은 "시장은 3월 FOMC보다는 2분기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3월 FOMC에서 금리 인하를 하지 않는다면 시사점을 줘야 한다"고 했다. 앞서 1월 FOMC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진전을 이뤘다'라는 문구가 삭제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자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인 변화로 해석하지 말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오 단장은 "3월 FOMC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오느냐에 따라 연간 금리 인하 횟수가 기존 2회를 전망했는데 이보다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시장은 항상 과거의 기억에 머물러있지만, 이제는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며 "40년 만의 인플레이션, 엔캐리 청산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고려해야 할 변수가 더 많아지고 복잡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이 금리 인하에 대해 분명한 점은 시장의 기대보다는 더디고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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