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올해 경기도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성남시 은행주공 재건축 사업' 수주전이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의 현장 방문으로 더욱 격화될 조짐을 보인다. 정 대표가 정비 사업장을 직접 찾은 것은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5일 포스코이앤씨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 4일 성남시 수정구의 은행주공 인근에 마련된 포스코이앤씨 홍보관을 방문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곳에서 매일 네 차례에 걸쳐 조합원을 상대로 설명회를 진행 중이다.
정 대표는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하는 한편 "두산건설 측에서 너무 낮은 가격을 써낸 것 아니냐"는 염려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건축사업 현장에 잔뼈가 굵은 '주택통'으로 꼽힌다.
정 대표의 발언은 두산건설이 3.3㎥당 공사비 635만원을 제안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은 수도권에서 보기 어려운 파격적인 저가 제안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다. 지역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이 사업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제안한 공사비는 3.3㎥당 698만원이다. 양사는 특화설계 등 사업 조건을 경쟁적으로 제시하며 열띤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상호 비방전까지 벌이는 중이다.
은행주공 재건축 사업은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일대에 지하 6층~지상 30층, 총 3198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입찰에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 등 두 곳이 참여했다. 조합은 16일 총회를 통해 두 건설사 중 한 곳을 선택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시공사 선정이 2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주를 위해 포스코이앤씨의 신임 대표가 이례적으로 정비 사업장을 처음 방문했다는 점을 두고 "모든 힘을 쏟아붓고 있다"는 진정성을 조합원에게 어필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도시정비사업에서 해마다 창사 이래 최대 수주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2024년 기준 수주액이 현대건설(6조612억원)에 이어 업계 2위인 4조7191억원이었다. 올해는 지난 1월 서울 광진구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따내며 수주 포문을 열었다.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시공권까지 확보한다면 '5조 클럽' 진입에 청신호가 될 수 있다. 이 사업지의 총 공사비는 1조원을 약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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