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불확실성은 크지만 한국의 경제 여건이 악화하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피치의 이번 등급 발표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주요 신용평가사 가운데 처음이다.
피치는 6일(현지시간) 한국의 신용등급에 대한 평가의견을 내면서 신용등급과 전망을 각각 기존과 같은 'AA-',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AA-'는 피치의 신용등급 평가체계에서 AAA, AA+, Aa2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것이다. 또 다른 신평사인 S&P(AA)와 무디스(Aa2)와 비교하면 한 등급 아래다.
한국의 피치 등급은 영국, 프랑스, 벨기에 등과 같고 일본보다 두 단계 더 높다. 피치는 2012년 9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하고, 14년째 같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평가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나온 국제 신용평가기관의 공식 평가다. 피치는 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해 12월 "한국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즉각적인 철회 이후 정치적 위험은 향후 몇 달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적 위기가 장기화하거나 정치적 분열이 정책 집행, 경제 성과 또는 재정 관리를 훼손할 경우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 평가에서는 등급과 등급전망을 유지했다. 피치는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앞으로 몇 달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이것이 한국의 거버넌스와 경제를 실질적으로 훼손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피치가 국가신용도 평가의 주요 기준으로 활용하는 세계은행의 거버넌스지수(WBGI)에 따르면 우리나라 점수는 80.5로 동일한 등급 국가들과 비교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피치는 매년 한 차례 한국 신용등급에 대한 공식 평가의견을 내놓는다. 지난해에도 3월에 평가보고서를 발표했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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