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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대·중견 이어 공공기관도 채용한파…청년들 "어디서 일하란 말인가"
    입력 2025.02.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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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중견·대기업과 공공기관 등 양질의 일자리가 줄고 있다. 민간 부문에서 취업자 증가 폭이 갈수록 줄고 있고, 지난해 공공기관 신규 채용 규모마저 2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이에 구직 시장을 이탈해 '그냥 쉬었다'는 청년들도 연일 증가하고 있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이상 대형 사업체의 월평균 취업자는 314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만8000명 늘어난 것으로, 2018년(5만명) 이후 6년 만에 가장 적은 증가 폭이다. 대형 사업체의 취업자 증가 폭은 2022년 18만2000명이었지만 2023년 9만명으로 반토막 났고, 지난해에도 36%나 감소했다.

지난해 5월 서울 코엑스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피고 있다.

공공분야에서도 고용 침체가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339개 공공기관이 채용한 일반정규직(이하 무기계약직·임원 제외)은 1만9920명이었다. 2019년 4만116명에서 2020년 2만9480명으로 줄어든 뒤 2023년에는 2만207명까지 쪼그라들었고, 지난해에는 2만명대 채용 규모마저 붕괴된 셈이다.

지난해 신규 일반정규직 중 청년은 1만6429명으로 전체의 82.5%였다. 이 비중은 2020년(74.8%)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정부의 지난해 공공기관 신규 채용 목표는 2만4000명(청년 2만명)이었다. 결국 청년 신규 채용 부진이 전체 목표 달성 실패로 이어진 셈이다.

공공기관을 관리·감독하는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초 청년고용 한파 속에 공공기관 일자리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며 신규 채용이나 청년인턴 운영 성과가 우수한 기관에 경영평가 가점을 신설했다. 아울러 퇴직·이직 등으로 빈자리가 나면 수시 채용하도록 독려했다. 그런데도 작년 신규 채용이 뒷걸음질 치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공공의료기관에서 채용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라고 정부는 분석했다.

지난해 교육부 산하 11개 병원은 전년보다 40.7%(2214명) 감소한 3228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했다. 전남대학교병원(-415명)·충남대학교병원(-330명)·경상국립대학교병원(-299명)·전북대학교병원(-257명) 등에서 채용 감소 폭이 특히 컸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때 수요가 많았던 의료 인력, 특히 간호사 채용이 많았는데 유행이 끝난 뒤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 않아 채용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의대 증원을 두고 촉발된 의정 갈등이 공공의료기관의 수익 감소로 이어진 점도 일자리 문이 닫힌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 참가한 구직자들이 채용상담을 받고 있다.

신규 채용 감소의 또 다른 요인은 공공기관도 민간기업처럼 당장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기조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취업 경험이 없는 비경력자들의 상용직 취업 확률이 경력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20대 청년층의 고용률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 것이 일부 현실화한 셈이다.

이에 따라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도 크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쉬었음'이라고 답한 청년은 전년보다 2만1000명 늘어난 42만1000명이었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44만8000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쉬었음'은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그냥 쉰다"고 답한 이들이다. 취업자·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청년층 인구가 줄고 있음에도 '쉬었음' 청년이 오히려 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청년들의 구직 의욕 저하가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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