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코노미뉴스 정재혁]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이 펫보험 시장에서 주도권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연초 DB손보가 펫보험 신규 서비스로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자, 기존 펫보험 강자인 메리츠화재도 신규 서비스 2건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하며 맞불을 놨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 5일 손해보험협회에 '유병력 반려동물도 인수 가능한 간편심사형 반려동물 보험상품' 및 '연간 의료비 합계액 기준 반려동물 치료비 보장 급부방식' 등 2건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메리츠화재 측은 신청서를 통해 "반려동물보험에서 새로운 급부방식 도입을 통한 보험료 절감으로 소비자 권익향상을 도모하며 기존 상품 이외의 신상품 제공을 통한 상품다양성 제고 및 소비자 선택권의 폭을 넓혔다"며 "또한 유병력 반려동물도 인수 가능한 반려동물보험 개발로 반려동물 보장대상도 확대했다"고 밝혔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20일 해당 신규 서비스가 탑재된 간편심사 펫보험인 '펫퍼민트 댕좋은 우리가족 반려견보험'과 '펫퍼민트 냥좋은 우리가족 반려묘보험' 2종을 출시한 바 있다.

기존 펫보험 상품은 3개월 이내 동물병원 치료 이력이 있는 경우 가입이 어려웠지만, 이번 상품은 입원‧수술 경험이 아니라면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로 인한 손해율 악화 및 '모럴 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해 연간 의료비 합계액을 기준으로 반려동물 치료비를 최대 500만원까지 보장하는 새로운 급부방식을 도입했다.

합산된 연간 의료비 합계액 기준으로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시 50만원 지급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시 100만원 지급 △2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시 200만원 지급 △30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시 300만원 지급 △4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시 400만원 지급 △500만원 이상시 500만원을 지급한다. 

반려동물의 수술 등 고액 사고에 대비하면서 동시에 보험료 수준도 낮췄다. 기존 대비 최대 반려견 36%, 반려묘 66%까지 보험료를 낮춰 고객들이 오랫동안 보험을 유지하며 큰 의료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반려동물 보험 시장 1위 보험사답게 양질의 데이터를 토대로 반려동물 자체 코호트 통계(사람 또는 동물의 질병 이력을 추적 관찰한 통계)를 구축, 유병력 상품 출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에서 앞서 DB손해보험도 지난달 23일 펫보험 2개 항목에 대해 각각 6개월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DB손보는 지난달 초 자사 펫보험에 '반려인 입원 후 상급종합병원 통원 시 반려동물 위탁비 보장'과 '반려동물 무게별 보장한도 차등화 급부방식' 등 신규 서비스 2종을 선보였다.

업계 반려동물 위탁비용 보장의 경우 현재는 반려인 입원에 대해서만 보장이 가능한데, DB손보는 통원 치료까지 보장 영역을 확대했다.

또 반려동물 위탁업체의 위탁비용이 무게가 무거울수록 비용이 추가되는 특징을 반영해 소형견, 중형견, 대형견으로 무게에 따라 견종을 구분했다. 무게가 가벼울수록 보험료가 저렴하며, 대형견의 경우 추가비용을 고려해 가입금액을 늘렸다.

DB손보 관계자는 "업계 최초 반려인 입원 후 통원 시 위탁비용 보장영역을 확대해 반려동물 양육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신담보를 개발했다"며 "실제 반려동물 위탁업체 비용 형태에 맞춰 펫보험 상품 최초로 반려견 무게별 보장한도를 차등화해 합리적인 보장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보험사들이 펫보험 관련 신상품을 쏟아내는 이유로는 제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면서 펫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탄핵 이후에도 최상목 권한대행이 제시한 규제개선 방안에 △반려동물 진료기록 등록 의무화 △진료비 부담 경감을 위한 펫보험 활성화 기반 마련 △생체정보 활용 등 반려동물 등록방식 개선 등이 포함된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보험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인 가운데 펫보험 시장은 몇 안 남은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2022년 8조 50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32년 21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며, 이 과정에서 펫보험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손보협회 통계에 따르면 작년 9월말 기준 펫보험 보유계약 건수는 14만 4884건으로 전년(10만 9088건) 대비 32.8% 늘었다.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작년 상반기 기준 1.7%에 불과해 수요는 무궁무진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