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부산에서 시범 운영된 '어르신 운전중' 표지가 고령 운전자 안전성 향상과 배려 운전 문화 확산에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통안전공단(TS) 부산본부는 부산 관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차량에 '어르신 운전중' 식별 표지를 부착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고 11일 밝혔다. 타 운전자와 보행자가 고령 운전자를 인식하고, 안전 운전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다. 이를 위해 TS 부산본부는 지난해 9월 표지 2000매를 노인 단체와 TS 자동차검사소 방문 고객 등에 배부하고, 효과를 분석했다.

TS는 표지를 부착한 고령 운전자(95명)와 일반 시민(96명) 등 191명을 대상으로 표지의 사고 예방 효과와 안전성 향상 정도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 결과 표지를 부착한 고령 운전자 중 65%(중복 응답)가 '운전 안전성이 향상됐다'고 답했다. 또 67%는 '다른 운전자 양보와 배려를 체감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표지를 부착하지 않은 이유로는 '다른 운전자 시선이 부담스럽다'(43%)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일반 시민들도 표지 부착 차량에 대해 배려할 의향이 크다고 답했다. 설문 응답자의 93%가 '고령 운전자를 배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고령 운전자가 됐을 때 표지를 부착하겠다는 응답은 35%에 그쳤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고령 운전자와 일반 시민이 꼽은 최우선 개선 과제도 차이를 보였다.

고령 운전자들은 ▲교통안전 교육 및 홍보 강화(29%) ▲대중교통 운영체계 강화(25%) ▲첨단장치 장착 지원(20%)을 주요 대책으로 꼽았다. 일반 시민들은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 혜택 확대(32%) ▲대중교통 운영체계 강화(21%) ▲첨단장치 장착 지원(21%)을 우선순위로 선택했다.

TS는 유관기관과 협력해 '어르신 운전중' 표지 부착을 확대하고, 고령 운전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추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용식 TS 이사장은 "고령 운전자 표지는 배려하고 양보하는 운전 문화를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어린이부터 고령자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교통안전망을 구축해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가 안전한 교통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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