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보편관세를 부과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11일 ‘미국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가 한국의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대략적인 추정치이지만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0.11~0.22% 감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한국의 철강·철강제품·알루미늄과 관련 제품 수출의 각각 7%, 31%, 20%를 미국이 담당했다는 통계를 인용하며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이코노미스트는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연간 268만t의 철강 및 철강제품의 경우 무관세를 적용받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필요하다면 트럼프 2기 행정부와도 협상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선 기존의 쿼터제 적용 국가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백악관은 다음 달 12일부터 25% 관세 예외를 적용했던 한국 등을 언급하며 “이들 국가와의 합의가 국가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데 효과적이고 장기적인 대안을 제공하지 못했다”며 기존 합의를 폐기한다고 밝혔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상호관세에 대해서도 한국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 포고문에 서명하며 “앞으로 이틀 동안 상호 관세에 대한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와 세계은행 통합무역솔루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이 미국 수입품에 실제 적용한 가중 평균 관세율이 4.4%로 미국이 한국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율인 0.0%보다 높다. 이에 김 이코노미스트는 상호 관세 적용을 받을 것이며 이 중에서도 축산물, 식료품, 채소·과일에 대해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의 수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식품 관련 한국의 대미수출은 전체 대미수출의 1.5%이며 한국 전체 수출에선 0.3%에 불과하다”며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이코노미스트도 특정 품목을 넘어 더욱 다양한 품목들에 상호관세를 매긴다면 한국이 받을 부정적인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씨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은 한국의 자동차 수출량의 49%, 가전제품 수출의 49%, 배터리 수출의 47%, 컴퓨터SSD 수출의 44%를 담당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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