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주요 기업들이 입주한 서울시 강서구 마곡 산업·업무단지 내 지원시설용지들이 2년 가까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기 한파에 주변 대형 오피스들이 높은 공실률을 기록 중인 가운데, 건축물 높이 제한 등으로 인해 매각에 애를 먹고 있다.
12일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에 따르면 마곡지구 지원시설용지 5개 필지와 편익시설용지 1개 필지가 지난달 10일부터 선착순 분양에 들어갔으나 한 달이 넘도록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분양중인 지원시설용지 대부분이 2023년 9월부터 입찰을 받았지만, 수차례 유찰되면서 선착순 분양에 들어갔다.
분양 중인 지원시설용지는 Ds14-3, Ds15-2, Ds15-3, Ds15-4, Ds16-2 5개 필지와 편익시설용지 1개 필지(S3)이다. 대부분 마곡지구 동쪽에 자리잡은 용지로, 이랜드, 에쓰오일, 코오롱,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계룡건설 컨소시엄 등이 분양 받은 용지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에쓰오일 R&D센터는 2023년 말, 이랜드와 코오롱은 지난해 초 R&D센터를 준공했다.
이중 지원시설용지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와 건물 고도 제한, 토지 가격 부담 등으로 인해 3회 이상 유찰된 곳들이다. 지원시설용지는 산업단지 등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근린생활시설, 문화·집회시설, 운동시설 등으로 쓸 수 있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은 지을 수 없다. 용적률은 300% 이하를 적용받아, 5층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지원시설용지 공급가격은 78억~89억원대, 면적은 858~984㎡다. 이 땅은 매수인이 입주계약을 체결한 이후 3년 이내에 착공, 5년 이내 공사를 완료해야 한다. 평(3.3㎡)당 분양가는 3000만원대다.
편익시설용지는 근린생활시설, 판매시설, 병원, 교육연구시설, 운동시설, 업무시설(오피스텔 제외) 등을 건립할 수 있다. 이 땅은 용적률 250% 이하에 건물 높이 7층 이하로 건립할 수 있다. 면적은 6473㎡이고 가격은 612억원이다. 평(3.3㎡)당 분양가는 3100만원대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착순 분양에서도 매수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마곡지구는 자족 기능을 갖춘 곳이나 서울 도심에서는 멀다. 지난해부터는 르웨스트시티타워, 케이스퀘어마곡, 원그로브 등 대형 오피스들이 속속 준공하면서 공급량이 넘치는 상황이다. 알스퀘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공실률은 원그로브 97.3%, 케이스퀘어는 84.3% 수준이다.
경기 한파도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월 기준 건설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1.2p 하락한 70.4를 기록했다. 주택(59.8)은 15.3p 감소했고 비주택건축(60.6)은 4.6p로 그 다음으로 하락 폭이 컸다.
SH공사 측은 "마곡은 인기가 많은 지역이지만 공항 주변이어서 높이 제한이 있다"며 "5~7층 정도로만 지을 수 있고 토지 크기가 작은데 합쳐서 개발하기도 여의치 않다"며 "3~4월까지는 계속 선착순 분양 공고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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