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입물가가 넉 달째 상승세다. 수입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에 반영되므로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 역시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원화기준)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에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2.3%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광산품과 화학제품 상승을 중심으로 6.6% 뛰었다.

수입물가가 상승한 건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월평균 두바이유는 지난해 12월 배럴당 73.23달러에서 지난달 80.41달러로 전월 대비 9.8% 뛰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2.0% 상승했다. 원·달러 평균환율 역시 지난해 12월 1434.42원으로 뛴 데 이어 지난달 1455.79원까지 올랐다. 전월 대비 1.5%, 전년 같은 달 대비 10.0% 상승한 수치다.

용도별로는 원재료가 원유 등 광산품(4.5%)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4.4% 상승했다. 중간재는 석탄 및 석유제품(3.5%), 화학제품(2.0%)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1.6% 올랐다. 자본재 및 소비재는 각각 전월 대비 0.8%, 1.0% 상승했다. 환율 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기준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1%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8% 하락했다.

이어진 수입물가 상승은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 우려로 작용한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장은 "소비재의 경우 수입 소비재 가격이 즉각적으로 소비자물가에 반영될 수 있다"며 "중간재나 자본재 등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영 시기는 기업이 늘어난 비용 부담을 얼마나 빨리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지 등에 따라 달리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수입물가 상승 흐름이 이달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모두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하락 전환 가능성도 열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 영향 역시 아직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 앞으로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수출물가는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탄·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1.2%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8.5% 올랐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0.8% 하락했고 공산품은 석탄·석유제품(7.3%), 화학제품(1.4%) 등이 국제유가 상승과 글로벌 수급 여건에 따라 올라 전월 대비 1.2% 상승했다. 지난달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0.5% 내렸다.

수출입 변동 상황을 보여주는 수출물량지수는 1월 전년 같은 달 대비 10.7% 하락했다. 수출금액지수는 11.1% 줄었다. 장기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생산 시설 정비 등으로 운송장비, 석탄·석유제품 등이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같은 기간 수입물량지수는 광산품, 화학제품 등이 감소하며 전년 같은 달 대비 3.8% 하락했다. 수입금액지수 역시 7.1% 줄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입가격(-3.4%)이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수출가격(-0.4%)보다 더 크게 하락해 전년 같은 달 대비 3.1% 상승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3.1%)가 올랐으나 수출물량지수(-10.7%)가 내려 7.9% 하락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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