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코노미뉴스 김수현] 카드사들이 커스텀 카드 시장에서 서서히 발을 빼는 모양새다.
최근 소비자들이 더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고, 가격 역시 저렴한 카드 스티커로 발길을 옮기면서 서비스를 지속할 동력을 잃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오는 21일부터 커스텀 카드 서비스인 '셀디 카드'의 발급을 종료한다.
2006년 2월 출시된 셀디 카드는 업계 최초로 직접 찍은 사진이나 그림을 디자인으로 사용할 수 있어, 출시 4개월 만에 1만2000매 이상 발급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현대카드, 롯데카드, LG카드(현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등도 잇달아 커스텀 카드를 선보이며 새로운 트렌드를 뒤쫒았다.
하지만 2016년 KB국민카드가 'e-PHOTO 카드'의 서비스를 멈췄고, 현대카드도 2017년 ‘잇 카드(it card)’ 신규 발급과 교체를 중단했다. 롯데카드는 2020년 관련 서비스를 종료했다. 신한카드 역시 '마이스타일카드'를 단종시켰다.
업계에서는 카드사들이 커스텀 카드 시장에서 철수하는 이유로 까다로운 지적재산권(IP) 관리와 함께 청소년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카드 스티커 사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본다.
이와 함께 손익 측면에서도 커스텀 카드의 매력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통상 카드사가 특정 IP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 기준에 맞는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카드 스티커 업체는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이용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들은 카드 스티커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은 물론, 만화·애니메이션·웹툰·아이돌 등의 IP를 활용한 스티커를 선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세분화된 취향을 가진 MZ세대는 물론 알파세대도 카드 스티커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특히 대중적 인지도는 낮지만 탄탄한 마니아층을 갖춘 아이돌과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상품이 약진하고 있다. 해당 시장은 대표적인 ‘니치 마켓(niche Market)’으로 통상 카드사들이 손익이 맞지 않아 쉽게 손을 대지 않는 영역이다.
또 카드 스티커는 제작 난이도가 높지 않아 개당 5000원에서 2만원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과 사회초년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아울러 스티커가 손상되거나 디자인이 질릴 경우 리무버를 통해 손쉽게 제거하고 새로운 스티커를 붙일 수 있다. 교체가 불가능한 커스텀 카드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지난 2022년 관련 시장에 진출한 ‘고스티’의 경우 1000여종의 다양한 디자인을 무기로 2024년 말 기준 20만장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 커스텀 카드는 IP 관리가 힘들고 틈새 시장으로 변화하면서 큰 이익을 보지 못하는 상품이 됐다”며 “대신 팽수·루피·호요버스 등 유명 IP를 활용한 카드는 여전히 큰 인기를 이어가고 있어, 커스텀 카드보다는 대형 IP와의 콜라보 시장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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