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어느덧 한 달이 가까워오는 가운데 관세 전쟁 시작과 대규모 공무원 조직 개편 등 연일 파격적인 결단을 선언하며 온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으로 급속한 정치, 경제적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숏폼 선두주자인 틱톡(TikTok)의 생존 여부도 관심이 뜨겁다.
2012년 설립된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출시한 숏폼형 소셜미디어 앱 틱톡은 짧은 동영상을 선호하는 Z세대 취향을 파고들며 유튜브를 넘어 세계 최고의 유니콘기업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그간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틱톡의 성공에 대한 인정보다는 운영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에 대한 불신이 컸다.
틱톡을 둘러 싼 미-중 대립 드라마, 그 결말은?
지난 2019년 미 상원의회에서 틱톡 운영에 대한 중국 공산당 개입 여부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힌 것을 시작으로 미군 부대 내에서는 앱 사용 금지가 이뤄졌다. 이후 미국 국민들의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위협에 대한 부분을 문제 삼아 2020년 트럼프 행정부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틱톡 인수를 요청했고 MS대신 오라클이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바이트댄스 측의 가처분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며 인수는 무산됐고 사용 규제도 해제됐다.
이후 들어선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틱톡에 대한 압박은 지속됐다. 의회와 행정부가 이용 금지 및 규제에 대해 찬성하면 바이트댄스는 곧 바로 법적 대응을 하는 형태로 최근까지 대립이 이어졌고 미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 이후 지난 달 19일 발효된 '적대국의 통제를 받는 앱으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는 법률 (일명 틱톡 금지법)'에 따라 드라마는 막을 내리는 듯 보였다.
실제 틱톡은 법안이 시행되기 몇 시간 전 자체적으로 앱 운영을 중단했으며 미국 내 서비스 이용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당일(19일) 해당 법안에 대해 75일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결정하며 중단 13시간 만에 틱톡의 이용은 재계 된 상황이다.
트럼프 의지로 시간은 벌었지만 틱톡의 앞날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75일 유예기간에는 틱톡 지분 50% 이상을 기간 내 미국 정부나 소재 기업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있기 때문. 해당 조건은 중국의 대표 기업인 틱톡이 미국 소유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단순 기업 인수 의미를 넘어선 미-중간의 자존심 대결로도 확장해 볼 수 있다.
또한 바이트댄스의 지분 가치가 3000억달러(약 430조) 정도로 평가되는 가운데 인수 방법도 관건이다. 미 정부의 국부 펀드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나 기간 문제로 현실상 불가능에 가까우며 주요 인수 대상자 중 하나로 꼽히던 테슬라 CEO이자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물인 일론 머스크는 얼마 전 관심이 없음을 밝혔다.
남은 유력한 후보로는 MS, 오라클, 아마존이 있으나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다고 해도 바이트댄스가 트럼프와 미국이 그리는 그림처럼 순수히 지분을 넘길지에는 의문이 따른다. 그간 바이트댄스는 지분 매각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으며 최근 트럼프가 중국 생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여하기로 하며 미중 갈등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틱톡 인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 토종 숏폼 셀러비코리아 미국 진출 목표
미래 예측이 불가능한 틱톡의 상황을 보며 웃음을 짓는 국내 스타트업도 있다. 바로 토종 숏폼 앱 ‘셀러비(CELEBe)’ 운영사로 알려진 셀러비코리아다. 셀러비코리아는 2019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5년째 숏폼 앱 하나만을 집중해 운영 중이다.
설립 당시에도 틱톡과 유튜브에 의해 숏폼 시장의 99% 이상이 잠식된 상황에서 국내 작은 스타트업이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숏폼 앱이 가진 더 큰 의미의 ‘가치’ 때문이다.
셀러비코리아 권혁문 대표는 “스타트업에서 숏폼 앱을 출시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겠다고 말하면 코웃음을 들었다”며 “하지만 MZ 세대 성향 분석에 따라 숏폼 시장은 지속해 확대될 수 밖에 없다는 확신이 있었다. 더 나아가 중국의 틱톡, 미국의 유튜브처럼 국가 전략 자산 차원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숏폼 앱이 하나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셀러비 탄생 의미를 전했다.
셀러비는 초창기 블랙핑크 지수를 모델로 내세우며 이용자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또한 보상형 토큰 팬시(FANC)와 연계하여 숏폼을 시청하면 리워드를 지급하는 와치투언(Watch To Earn)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에 혁신을 일으켰다. 특히 동남아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필리핀에서 구글플레이스토어 1위를 기록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남겼다.
하지만 여전히 셀러비가 가야할 길은 멀다. 작년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에 이어 올해 틱톡의 상황에 따른 미국 시장 공략도 준비 중이지만 아직까지 틱톡이나 유튜브에 비해 서비스 경쟁력은 부족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앱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개발 조직 확충에 힘쓰고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 투표 리워드 시스템 셀픽(CELPICK)과 직접 12개의 숏폼 플레이 리스트를 만드는 숏플리 서비스를 론칭하며 이용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권 대표는 “단순히 리워드만 지급하는 기존 시스템만으로는 시장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생각해 이용자들의 관심과 몰입을 이끌 수 있는 신규 서비스 업데이트를 지속하고 있다”며 “틱톡이나 유튜브를 따라가기보다 그들에게 없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고 싶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이어 “정부나 지자체에서 제조업만큼 글로벌 무대를 대상으로 한 플랫폼이나 서비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한다. 직접적인 지원보다 원활한 서비스 운영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나 제약사항들에 대해 보다 넓은 시각으로 살펴보고 빠르게 개선책을 내주면 국내 스타트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