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다운사이징으로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려는 노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핵심은 세금이다. 세금 폭탄을 맞아 남는 차액이 없다면 다운사이징을 할 의미가 없다.
노인들이 고려해야 할 세금은 두 가지다. 살던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 그리고 집을 살 때 내는 취득세다. 이 중 취득세는 주택 가격에 따라 세율이 정해져 있고, 비과세 혜택도 없다. 관건은 양도세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전문 수석위원은 본지 인터뷰에서 "어르신들이 다운사이징을 고려할 때는 현재 사는 집의 가격과 거주 기간과 보유 주택 수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 세 가지가 양도세 규모를 판가름하는 기준"이라고 했다.
-다운사이징을 할 때 유리한 주택보유 조건은.
▲현행 세법상 다주택자일 때는 중과세 부담이 매우 크다. 따라서 다주택자는 주택 다운사이징을 피해야 한다. 1주택자에만 추천하는 전략이다. 물론 1주택자도 양도세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차액 규모가 커진다. ‘1가구 1주택자’·‘2년 이상 보유(조정대상지역은 2년 이상 거주)’·‘집값이 12억원 이하’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면 양도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 이런 경우라면 세금으로 손해 볼 일은 없다.
-양도세 부과 대상이라면 어떤 점을 따져봐야 하나.
▲거주기간이 중요하다. 10년 이상 꽉 채워 보유하고 거주한 어르신들은 ‘장기보유특별공제’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양도세가 많이 나오더라도 80%가 감면된다. 원래 금액의 20%만 내는 것이어서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를 사례로 거주 기간에 따른 양도세 차이를 보자. 10년 동안 110㎡(20억원)형을 보유하면서 살았다면 80㎡(16억원)로 이사할 때 2200만원만 내면 된다. 3년 동안 거주했다면 8200만원으로 늘어난다. 거주한 적이 없으면 1억5000만원으로 늘어난다. 2주택자라면 거주기간에 상관없이 양도세가 4억4000만원이다. 이사하면 차액이 4억원인데 다주택자는 다운사이징을 선택한 의미가 없다.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다운사이징 차액이 얼마나 될까.
▲10년 동안 거주한 1가구 1주택 어르신이 다운사이징을 하는 사례를 보자. 2014년 12월 집을 사서 2024년 12월 집을 판 다음 같은 단지 내 작은 아파트로 이사했다고 치자. 양도소득세·취득세·중개수수료·이사비용을 모두 포함해 계산해보면, 고가일수록 세금을 더 내는 대신 차액 규모가 크다.
마포구 래미안 푸르지오 110㎡(20억원)에서 80㎡(16억원)로 이동하면 3억12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강동구 암사동 선사현대아파트 114㎡(13억원)에서 81㎡(10억원)로 옮겼을 때는 차액이 2억6000만원이다. 양도소득세 대상이 아닌 노원구 상계주공의 85㎡(6억원)에서 64㎡(4억5000만원)로 바꿔 타면 1억4000억원이 남는다.
-노인들의 다운사이징 할 때 고려할 사안은.
▲1가구 1주택의 경우 서울 내 웬만한 아파트들은 다운사이징을 하면 세금과 각종 비용을 떼더라도 1억원 이상 남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IRP(개인형 퇴직연금)에 넣을 수 있는 차액 한도 1억원 기준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 다운사이징 이후에도 이사한 집의 가치가 유지될 수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택은 어르신들의 자산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이사할 집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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