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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유통썰전] "5000원 뚝배기 알고보니 한국산"...韓 중소기업 살리는 다이소
    김국헌 기자
    입력 2025.02.1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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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스 코리아 유튜브 영상 캡쳐. 보령세라믹 직원이 다이소 5000원 뚝배기를 제조하는 모습. 
메이커스 코리아 유튜브 영상 캡쳐. 보령세라믹 직원이 다이소 5000원 뚝배기를 제조하는 모습. 

[중앙이코노미뉴스 김국헌] 최근 다이소 5000원 짜리 뚝배기 제조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되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메이커스 코리아’에는 ‘5000원짜리 다이소 뚝배기를 대량 생산하는 과정’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됐다. 이 영상은 11일이 지난 17일 현재 조회수가 45만을 찍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12분 30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보령의 한 공장에서 뚝배기를 만드는 과정이 자세히 담겼다. ‘다이소 5000원 뚝배기’의 원재료는 보령 머드다. 인공합성물질을 쓰지 않고 제조한다. 뚝배기의 재료가 되는 ‘소지’를 만들기 위해 흙덩어리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분쇄와 회전 과정을 반복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흙판을 성형틀에 넣어 반죽하고 구워낸 뒤, 유약을 바르고 건조하는 작업, 이후 완성된 뚝배기를 작업대에 쌓아 포장하는 작업까지 전 과정이 영상에서 다뤄졌다. 숙련공들의 디테일한 수작업들을 보고 있자면 장인정신까지 느껴지게 만드는 영상이었다. 

이 유튜브 영상 댓글들도 찬사 일색이다. "와~~다이소 제품은 전부 다 중국산이다 라는 내 생각을 깬 영상이네요 정말5천원짜리 뚝배기 하나에 저렇게 많은 정성이 들어 가는지 몰랐어요.", "다이소 순기능인듯 판매처가 애매한 중소기업들의 산소호흡기 제공해 줌", "5000천원인게 맘이 아프네요. 고생이 많으십니다", "이 뚝배기처럼 가성비좋고 국산제품 많이 애용합시다. 나라가 사는 길입니다" 등의 긍정적 댓글들이 달렸다.

영상에 나온 뚝배기를 만든 기업은 충남 보령시 청소면에 위치한  ‘보령세라믹’이라는 중소기업이다. 1995년 설립된 이 회사는 생활자기 제조업을 사업내용으로 삼고 있다. 설립한지 30년이나 됐지만 이 기업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5000원 뚝배기가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유튜브를 통해 제조과정이 알려지면서 보령세라믹이란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댓글처럼 다이소란 기업 존재의 핵심적 순기능이 중소기업 상생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인식하게 된 사건이었다. 


다이소의 한국 중소기업과 상생하는 법..."사서 팔아준다"


다이소는 중소기업과의 상생활동으로 이미 유명한 기업이다. 

다이소가 추구하는 상생의 핵심은 다른 대기업들이 하고 있는 기술 무상제공, 대금 조기결제 등의 지원적 성격이 아니다.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을 사서 팔아준다가 핵심이다. 

많은 사람들(필자 포함)이 다이소의 중국산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다이소는 국내산 제품 비중이 70%에 달한다.   

다이소는 국내 제조업체 발굴을 위해 국산 제조 비중을 70% 수준으로 유지하며 제품의 고품질과 국내 기업 간의 상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다이소는 품질과 저렴한 단가 어느 것도 포기하지 않고 모두 잡기 위해 전 세계 35개국의 약 3600개의 협력사로부터 상품을 공수한다. 

국내에서 공수하기 어렵고 해당 제품을 가장 잘 만드는 업체가 있다면 해외 생산기지에서도 상품을 공수해 온다. 또한, 저렴한 가격에 납품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제품의 업그레이드 생산을 주문하기도 한다. 

협력사 제품의 경우 리패키징 등을 지원해 매출 증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상생하고 있다. 일례로 다이소에 휴대전화 강화유리를 납품하는 세학홀딩스는 다이소 디자인팀의 지원으로 제품  패키팅 디자인을 개발해 매출을 전 년 대비 5배 이상 늘렸다.  

최근에는 화장품 카테고리 확장에 주력하며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하는 모습이다. 실제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VT코스메틱과 손앤박, 메디필, 어퓨, 입큰 등 국내 화장품 중소기업들이 제조를 맡은 브랜드사들과 협업해 다이소 전용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들은 다이소에 입점함으로써 매출 상승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다이소의 업체당 연평균 거래 금액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중소기업과 상생하는 구조로 돼 있다. 낮은 구매단가를 보장받는 대신 100% 현금결제, 대량 주문, 장기간 거래 등 신뢰에 기반한 거래를 한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는 품질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 9001 인증을 취득해 유지하고 있다. 


판매가 5000원 이하에도 중소기업 마진 챙길 수 있는 이유


다이소 매장 내부 전경.
다이소 매장 내부 전경.

다이소는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 6가지 가격으로만 판매하는 ‘균일가’ 가격제를 택하고 있다. 얼마전 10000만원 가격 상품을 내겠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현재 다이소의 상품은 1000원, 2000원 상품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한다. 

5000원 이하의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해야 하다보니 중소기업 마진이 제로일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시장가격보다 낮은 판매가(균일가)를 먼저 결정하는데 다이소는 각종 비용 절감, 박리다매, 물류 시스템 등을 통해 이같은 가격으로 팔아도 중소기업이 남길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우선 다이소는 광고모델을 채용하지 않는다. 어차피 싸니 할인판매, 1+1 판매 등 판촉 행사도 진행하지 않는다.. 많은 유통업체가 광고판촉비로 매년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는 것과 대조된다. 상품관리도 일원화해 물류센터 상품 입고 후 직접 상품을 관리합니다. 협력업체에 추가로 관리와 보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다. 

박리다매가 가능한 점도 중소기업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비결이다. 다이소의 매장 수는 2021년 1390개, 2022년에는 1442개, 2023년 1500개를 돌파했다. 다이소 매장에는 평균 3만여 가지의 제품이 진열돼 있으며, 매달 출시하는 신제품만 600여종 이상이다. 전국 1500개 매장에 매일 100만명의 고객이 찾아온다.  많은 사람들이 가성비 제품에 홀려 많이 구매하다 보니 '규모의 경제'가 성립되며, 제조원가가 낮아지면서 싼 가격에 공급해도 이윤을 남길 수 있게 됐다.

스마트 물류 시스템도 마진확보 원동력이다. 다이소는 중소기업 제조업체와 직접 거래를 통해 유통 비용을 최소화했다. 또한, 협력사 경쟁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거나 대량 물량을 현금으로 구매해 가격 인하를 유도했다. 자동화 물류센터인 '다이소 허브센터'를 조성해 하루 3만여 종의 상품을 입고부터 출고까지 전자동으로 처리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있다. 

다이소는 이제 한국 중소기업들에게 있어 없으면 안될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 다이소가 클 수록 중소기업도 클 수 있다는 점은 많은 중소기업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다이소의 매출은 지난 2019년 2조원을 넘어섰고, 2023년에는 전년 대비 17.5% 증가한 3조4604억원을 달성하며 이른바 ‘3조 클럽’에 등극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다이소가 매출 4조원을 넘기며 최고 매출을 경신한 것으로 추정한다. 다이소가 한국 중소기업을 살리는 일등 공신으로서 앞으로도 더 큰 성장을 이룩하며 유통시장의 패러다임을 깨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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