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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본업' 뒷전 '카드론' 집중…건전성 훼손 경고음 "롯데 〉 신한 〉 우리"
    입력 2025.02.1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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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롯데·신한·우리카드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판매 비중이 신용카드 판매(신판) 비중보다 큰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KB국민·현대·하나카드와 달리 짧게는 9개월, 길게는 6년 가까이 대출 사업 실적 비중이 카드 영업 실적 비중보다 큰 만큼 신판 영업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론은 불경기 등으로 1금융권(은행 등) 대출이 여의치 않은 서민들의 '급전창구'라 카드사로서는 이 사업 비중이 커질수록 연체율 리스크가 커지고 건전성이 악화한다.

지난해 9월30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이 붙어 있는 모습. 강진형 기자

1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롯데카드의 전체 수익(6660억원) 대비 카드론 수익(1785억원) 비중은 26.8%다. 가맹점수수료(신판) 수익(585억원) 비중 8.8%보다 카드론 비중이 3배 크다. 신한카드 카드론 수익 비율은 21.4%로 신판 비율(15.7%)보다 5.7%포인트 높았다. 우리카드 카드론 수익 비중은 24%로 신판 비중 20.2%보다 컸다.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개편 후인 2019년 1분기 이후 23개 분기(5년9개월)를 전수조사해보면 '카드론 양극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롯데·신한·우리카드는 중장기적으로 카드론 실적에 의존했지만 나머지 4개사는 신판 비중이 카드론 비중보다 컸다. 롯데카드는 통계 개편 후 23개 분기 내내 카드론 비중이 신판 비중보다 컸다. 신한카드는 2020년 3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17개 분기(4년3개월) 연속 카드론 비중이 더 컸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1~3분기 9개월간 카드론 비중이 신판 비중보다 컸다. 금감원은 2018년부터 신용카드사들이 국제회계기준(IFRS15)을 도입하면서 2019년 1분기 이후와 이전 수치를 구분해 공시한다.

카드론 평균금리, 취약 차주 대출 비중 등을 분석해보면 카드사들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 대출 영업으로 실적을 보전하는 업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선 고객 수요가 늘면서 카드론 금리가 올라간 흐름이 감지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사 지난달 카드론 평균금리(카드사가 차주에게 대출하며 적용하는 금리)는 14.66%로 전년 동월 14.56%보다 0.1%포인트 올랐다. 기업별로 보면 롯데·신한·우리카드 평균 카드론 금리는 지난해 1월 14.63%에서 올 1월 15.13%로 0.5%포인트 올랐지만 삼성·KB국민·현대·하나카드 평균치는 지난해 1월 14.51%에서 올 1월 14.30%로 0.21%포인트 낮아졌다.

카드사 카드론 적용금리대별 회원분포현황을 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적용금리 6개 구간 중 가장 높은 '연 18~20% 이하' 금리를 적용받는 이들 비율은 롯데카드 23.58%, 우리카드 40.8%, 신한카드 23.99%다. 3사 평균 29.46%다. 나머지 4사(삼성·KB국민·현대·하나) 평균 16.94%보다 12.52%포인트 높았다. 이 구간 비중이 유독 낮은 하나카드(1.77%)를 제외한 3사 평균치는 22%로 롯데·우리·신한카드 29.46%보다 7.46%포인트 낮았다. 카드사들은 신용도가 낮아 빚을 확실하게 갚기 어려운 차주일수록 금리를 높게 책정한다. 적용금리가 높은 고객 비중이 큰 카드사일수록 연체율이 높아질 리스크가 있다는 뜻이다.

카드사들은 대출 실적 비중이 커지는 것은 보편적 흐름이지만 신판 영업을 더 강화해야 하는 데 공감한다고 답했다. 다만 신판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후발주자일수록 카드 혜택 및 이벤트 등 판매촉진비(판촉비)를 늘리는 '제살 깎아먹기' 경쟁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신판 영업 강화로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늘지만 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에 카드론 사업으로라도 수익성을 보전할 수밖에 없다는 게 카드업계 하소연이다. 또 IFRS15 도입 이후인 2019년 이후 금감원 공시 체계상 신판 실적에는 총 가맹점수수료 수익에서 판촉비 등 관련 비용을 제외한 금액만 공시하도록 바뀌어서 판촉비를 많이 쓸수록 수치가 적어지는 효과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금융위원회의) 가맹점수수료 인하, 서민 급전 창구인 카드론 이용이 늘어나면서 카드론 수익이 늘다 보니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이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카드 회원 유치 과정에서 판촉비가 계속 느는 경향이 있다"며 "단기간에 카드론 비중이 신판 비중보다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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