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온라인상 개인정보 보호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회원 수 3만명이 넘는 결혼정보업체 듀오에서 해킹으로 회원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유출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업계 특성상 회원 개인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지니고 있어 회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19일 아시아경제 취재에 따르면 듀오는 설 전날인 지난달 28일 해킹을 당했고 이틀이 지난 30일 이 사실을 인지했다. 길었던 설 연휴에 해킹이 발생하면서 이를 알아차리기까지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유출된 정보의 범위나 해외에서 시도된 소행인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듀오는 홈페이지에 '고객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배너를 통해 고객에게 해킹 사고를 알렸다. 공지문에는 "당사는 지난 설 연휴 기간 해킹 사고가 발생했고 그로 인해 고객님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음을 인지했다"며 "구체적인 유출 경위나 규모는 확인 중이며,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전문기관의 협조를 받아 신속하게 기술적인 조치를 취했으니 안심하라"고 적혀 있다.
듀오 측은 고객의 주요 정보를 암호화해 보관하던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듀오 관계자는 "고객의 생년월일, 휴대폰 번호, 이메일 등 주요 정보는 암호화돼 있기 때문에 유출이 돼도 그것을 해독해서 (다른 용도로) 활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또 고객의 보상 요청 등 대응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유출의 규모나 피해 내역을 확인하는 데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피해 범위나 규모가 상세하게 나오면 고객분들을 위한 최선의 대책을 수립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결혼정보업계 특성상 회원의 개인정보에는 단순 인적사항 외에도 개인 선호나 가족 정보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회원들이 '정보 유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정보 유출 소식이 전해지자 결혼정보업체 가입 회원들이 모인 오픈채팅방에서는 "결혼정보사는 민감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곳인데 '주의하겠다'고 끝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단체소송을 하게 되면 참가하겠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2021년에는 한 데이팅 앱에서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일부 피해자가 해커로부터 협박을 당하기도 했다. 결혼정보 업계 관계자는 "요즘같이 개인정보 문제에 민감한 시대에 (정보 유출은) 업계에서 가장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며 "단순 기본적인 개인 정보뿐만 아니라 소득금액증명원, 원천징수, 등기부등본, 잔고 증명서 등 민감한 정보까지 유출될 수 있기에 특히 조심스럽다"고 했다. 다만 듀오의 경우 소득, 재정 증빙서류를 전산화하고 있지 않아 이번 해킹 사건으로 관련 내용이 유출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듀오는 이번 해킹 사건 후 재발 방지 및 보안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듀오 관계자는 "사고가 나자마자 불법적인 접근이 올 때 실시간으로 알림을 받는 솔루션을 탑재했다"며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때도 기존에는 1단계 인증을 했다면, 이제는 2단계로 추가 인증을 할 수 있도록 강화 조처를 했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도 전문 보안 업체의 자문을 받아 대응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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