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지난해 1월 출범했다가 가입자 저조로 개편작업을 진행해오던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오는 27일부터 2.0으로 업그레이드된다. 다만 고객이 이 서비스를 통해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 기존 자동차보험 만기일을 3월29일 이전으로 입력하면 보험사 홈페이지보다 비싼 가격에 가입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20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당국과 손해보험업계, 핀테크업계는 최근 협의를 마치고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2.0을 27일부터 개시하기로 했다.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금융당국의 혁신금융 정책으로 지난해 1월19일 출범했다. 네이버·카카오·토스 등이 운영하는 플랫폼에서 다양한 보험사들의 보험상품을 비교·추천·가입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힌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8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삼성·DB·현대·KB손보가 핀테크 플랫폼을 통해 판매되는 자동차보험에 플랫폼(PM)요율 3%를 적용하면서 논란이 됐다. 보험사는 대면·텔레마케팅(TM)·사이버마케팅(CM) 등 영업채널에 따라 보험상품에 적용하는 요율이 다른데, 여기에 제4 요율인 PM요율을 신설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굳이 비싼 플랫폼을 택하기보다는 보험사 자체 홈페이지에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운영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보험개혁회의에서 PM요율과 CM요율을 일원화하는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2.0을 출시하겠다고 공언했고 이번에 개선된 서비스가 나오게 됐다.
금융당국은 요율 일원화와 더불어 플랫폼사들이 보험사로부터 받는 수수료율을 기존 3%에서 최대 1.5%로 내리도록 했다. 대형 손보사들은 핀테크사와 개별 수수료 협상을 벌이면서 더 낮은 수수료를 원했지만 최근 1.5%를 최종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현대, DB와 KB가 각각 수수료 부문에서 의견이 갈렸지만 최근 PM 수수료 1.5%를 모두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보험사와 핀테크사 간 개별계약이라 아직 일부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은 곳도 있겠지만 모두 27일에 시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삼성·DB·현대·KB손보는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2.0 이용자에 대한 새 CM요율 반영일을 서비스 출범 30일 이후 시점인 3월29일로 설정했다. 이에 고객이 플랫폼에서 이들 대형 손보사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 기존 자동차보험 만기일을 3월28일을 포함해 그 전 날짜로 입력하면 기존처럼 PM요율로 산출돼 비교된다. 하지만 3월29일을 포함해 그 이후로 입력하면 저렴한 CM요율로 비교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책임개시일 정책에 따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는 2.0 출범 시 소비자에게 별도로 공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말 많고 탈 많던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수수료 갈등이 결국 1.5%로 봉합돼 새출발이 예정돼 있지만 소비자 편익이 늘어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요율 일원화와 수수료 부담에 따른 사업비 증가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에 보험사 CM에서 가입하면 자동차보험료가 100만원, 핀테크 플랫폼에선 103만원이었다. 이번에 수수료가 절반으로 줄어 플랫폼에서 101만5000원에 보험 가입을 할 수 있게 됐지만 보험사 CM도 101만5000원으로 동일해진다. 소비자들은 더 저렴한 보험 가입에 대한 선택권을 하나 잃게 되는 셈이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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