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최근 법원 경매 시장에서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130.06㎡ 경매 건이 화제였다. 송파에서도 신축이다 보니 이 단지가 경매로 나오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런데 유찰 이력이 없는 '신건'으로 나온 물건이 바로 낙찰되면서 관심이 쏠렸다. 특히 경매 시작가는 감정가의 100%인 30억5000만원이었는데, 낙찰가는 이보다 높은 31억1111만원에 결정됐다. 최근 실거래가(2024년 12월·29억7000만원)보다 높은 가격이다. 실거래 물건은 8층이고 경매는 16층으로 경매 물건의 입지가 좋다고 평가할 수 있어도, 낙찰가가 실거래가를 추월한 것 자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 연구위원은 "경매 낙찰가가 실거래가를 추월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상급지 수요가 그만큼 견고하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송파 일대가 거래가 많지는 않아도 호가 자체가 굉장히 높게 형성돼 있어, 경매에 낙찰된 사람은 오히려 '싸게 샀다'라고 여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24일 현재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130.06㎡의 호가는 최저 32억원, 최고 34억원에 형성돼 있다. 두 달 전 실거래가보다 수억 원이 올랐다. 이른바 잠·삼·대·청(잠실·삼성동·대치동·청담동)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이후 인접 지역의 집값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헬리오시티의 경우 잠실의 집값 상승 여파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잠·삼·대·청 지역 아파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종종 경매로 나왔지만, 올해는 정말 찾기 힘들 것"이라며 "가격 전망이 좋기에 경매를 통하지 않더라도 집을 유동화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의 '2월 3주 차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송파구의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36% 올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다.
송파구의 옆 동네인 강동구의 경매시장에서도 온기가 감지된다. 이달 들어 법원 경매를 통해 새 주인을 찾은 고덕그라시움(전용면적 59.78㎡)과 고덕아르테온(전용면적 84.97㎡)은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된 금액)이 100%를 넘었다. 낙찰가가 감정가를 넘는 이른바 '고가 낙찰'이다. 고덕그라시움은 감정가 12억1000만원에 나와 14억1300만원(낙찰가율 117%)에 낙찰됐다. 강동 고덕아르테온의 낙찰가율은 103%(감정가 15억6000만원·낙찰가 16억700만원)였다. 두 단지의 낙찰가는 최근 실거래가보다 낮았으나 그 차이는 1억원 미만이었다.
서울과 지방간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체의 낙찰가율은 올해 1월 기준 평균 92.30%다. 2024년 평균(90.10%)과 전월 평균(89.40%)을 모두 상회했다. 반면 지방 5대 광역시(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 중 부산을 제외한 광역시 4곳은 1월 낙찰가율이 2024년 평균치를 모두 하회했다. 대구(72.00%)와 대전(72.20%)은 70% 선도 위태롭다. 지방에서 '고가 낙찰'은 딴 세상 얘기다. 미분양 물량이 쌓인 데다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신규공급이 많아 당분간 반등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경매 낙찰가율은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부동산 시세와 감정가의 온도 차를 보여준다. 향후 부동산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면 공격적인 입찰로 자연스럽게 낙찰가율도 오른다. 비싸게라도 낙찰을 노린다. 2021년 부동산 호황기에는 경매 시장에서 실거래 신고가를 추월한 사례가 나온 적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송파발 초양극화'가 시작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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