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거주자 외화예금이 달러화 예금을 중심으로 한 달 사이 21억달러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 여파에도 대내외 불확실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기업이 예비용 자금 확보에 나선 영향이다. 달러가 조금이라도 쌀 때 쟁여두려는 수요가 늘면서 달러화 예금 잔액은 2023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1034억4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21억4000만달러 늘었다. 두 달 연속 증가세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 국내 외화예금을 포함한다.
통화별로 보면 거주자 외화예금에서 가장 비중이 큰(85.3%) 달러화 예금이 전월 말 대비 18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수출입기업의 예비용 자금 확보 등으로 증가했다"며 "거주자 외화예금은 달러화, 기업예금 중심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말 1472.5원에서 지난달 말 1452.7원으로 19.8원 하락했다. 1400원 중반대의 고환율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트럼프발 관세 압박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을 예상한 기업들이 달러를 더 사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화 예금 잔액은 883억1000만달러로, 2023년 1월(923억4000만달러) 이후 가장 많았다.
엔화예금은 전월 대비 1억1000만달러 늘었다. 엔화 강세로 엔화예금 잔액의 달러 환산액이 증가하면서 4개월 만에 증가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말 157엔에서 올해 1월 말 154.4엔으로 2.5엔 감소했다. 이 밖에 유로화와 위안화 예금은 각각 8000만달러, 4000만달러 증가했다.
예금 주체별로는 기업예금 잔액이 전월 대비 20억8000만달러 증가한 892억달러, 개인예금은 6000만달러 늘어난 142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이 886억1000만달러로 18억9000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은행지점은 148억3000만달러로 2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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