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쿠팡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41조 원을 넘어서며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매출 40조 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가운데, 대만 사업과 명품 플랫폼 파페치(PaFtech) 인수 효과가 실적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쿠팡Inc는 지난해 연 매출이 41조 2901억 원(302억 68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영업이익은 6023억 원(4억 3600만 달러)으로 전년보다 2.4% 감소했다.

쿠팡은 2023년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6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유지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덕평 물류센터 화재보험금 2441억 원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 4353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54%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827억 원(1억 3100만 달러)으로 87% 감소했다. 이는 2023년 4분기 이연법인세 자산 인식과 비현금성 세금 혜택(8억 9500만 달러)으로 순이익이 일시적으로 급증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프로덕트 커머스’ 성장… 파페치 흑자 전환 성과

사업 부문별로 보면 쿠팡의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매출이 36조 4093억 원(266억 9900만 달러)으로 18%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대만 사업과 글로벌 온라인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포함한 성장사업 부문은 4조 8808억 원(35억 69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1조 299억 원)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다만, 성장사업 부문의 조정 EBITDA(세금·이자·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적자가 8606억 원(6억 3100만 달러)으로 35% 증가해 수익성 개선 과제가 남았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4분기 파페치의 EBITDA가 418억 원(3000만 달러)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2023년 초 쿠팡이 인수한 이후 1년 만의 성과다. 파페치는 인수 전까지 매년 수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분기별 EBITDA 적자가 1분기 411억 원, 2분기 424억 원에서 3분기 27억 원으로 대폭 축소됐고, 4분기 마침내 흑자로 돌아섰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파페치는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매달 4900만 명이 방문하는 플랫폼"이라며 "글로벌 럭셔리 커머스의 고객 경험을 혁신할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대만 시장 공략 본격화… 글로벌 확장 가속

쿠팡의 성장 전략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대만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며 쿠팡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만에서는 한국과 유사한 ‘와우멤버십’을 도입해 활성 이용 고객을 확대하고 있다. 월 회비 59대만달러(약 2600원)로 구매 금액 제한 없는 무료 로켓배송과 30일 이내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200조 원 규모의 대만 유통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대만 현지 로켓배송 물류 시스템 구축 등에 약 5000억 원을 투자했으며, 이 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지난해 4분기 대만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3%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 의장은 “한국에서 구축한 성공 매뉴얼(Playbook)을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만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쿠팡, 국내 유통 최초 ‘40조 클럽’ 진입… 지속적 투자 예고

쿠팡의 성장세는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유례없는 기록이다. 국내에서 영업하는 유통기업 중 연매출 40조 원을 돌파한 것은 쿠팡이 처음이다.

쿠팡의 지난해 활성 고객 수(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고객 수)는 2080만 명에서 2280만 명으로 10% 증가했으며, 고객 1인당 연간 매출(ARPU)도 44만 6500원(320달러)으로 6% 늘어났다.

김 의장은 "올해도 혁신에 방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대만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