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의 수신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연 3%대 예금 상품은 자취를 감췄고, 1%대까지 떨어진 상품도 등장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아 인기를 끌던 저축은행 파킹통장도 2% 초반까지 하락했다. 기존 상품의 매력이 사라지면서 예테크족(예금+재테크족)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갈 곳 잃은 대기성 자금이 상호금융권의 고금리 특판상품으로 쏠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현재 국내 주요 은행 19곳에서 판매 중인 정기예금(12개월 만기 기준) 상품 38개의 기본금리는 평균 2.64%, 최고금리는 2.96%다. 전월 판매된 상품의 평균 금리는 2.98%였다. 우대금리를 받아 최고금리를 적용해도 전월 평균값보다 낮다는 얘기다. 실제로 38개 상품 중 24개는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예금 금리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지난달 말 전후로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은행의 예금금리는 시장금리, 조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에 추세적으로 동행한다.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시장금리, 연이어 예금 등 수신금리도 떨어지는 구조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3.6%를 웃돌던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금리(신규취급액·만기 1년 기준)는 지난해 10월과 11월 기준금리가 연달아 떨어지면서 이미 올해 1월 기준 3.06%까지 내려앉았다.
소비자들은 더 빠르게 금리 인하를 체감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3%대 상품을 찾기 어려워졌다. KB국민은행의 'KB스타 정기예금',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의 금리는 지난달 말 최고 연 3.00%에서 2.95%로 내려갔다. 카카오뱅크도 정기예금 금리를 지난달 28일부터 최고 3.2%에서 2.85%로 낮췄다.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다 보니 연 1%대 초저금리 수준까지 떨어진 상품도 등장했다. BNK경남은행은 정기예금 중 장기(24~60개월) 상품의 금리를 연 2.2%에서 1.95%로 내렸다. BNK부산은행은 더특판 정기예금의 기본금리를 0.45~0.55%포인트 인하해 만기 12개월 상품의 금리는 2.75%에서 2.2%로, 24개월 상품은 2%에서 1.55%까지 떨어졌다.
저축은행 파킹통장도 더이상 매력적인 고금리 상품이 되지 못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의 OK파킹플렉스통장은 금리가 연 3.0%에서 최근 2.8%(3억원 이하 기준)로 내려갔다. 저축은행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사이다입출금통장 역시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3.2%를 제공했지만, 이후 꾸준히 내려 2.25%까지 떨어졌다.
기존 예금 상품과 파킹통장으로는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 향후 예테크족의 대기성 자금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그간에는 금이나 달러, 가상자산으로 머니무브 움직임이 있었는데 이미 과열 상태인데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성향상 고금리 특판상품으로 몰려 시장이 과열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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