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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제 집 살 때 됐나"…거래량 빠졌는데 매매심리는 기지개[Why&Next]
    입력 2025.03.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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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올해 들어 주택 매매 심리가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을 사야 하나' 하는 생각에 집을 보거나, 거래하려는 이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시장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거래가 다시 살아날 좋은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이 같은 상황에서 정책의 변화 등 외부 변수가 방아쇠 역할을 할 경우 올해 하반기 시장 반등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집 사야 하나"…매수심리 개선

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의 심리 지수를 보여주는 3대 지표는 모두 상승 전환했다. 이중 매수우위지수는 서울과 전국 기준 모두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8월 이후 첫 회복세다. 이 지수는 100보다 적으면 주택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시장은 여전히 공급 우위 시장이라 할 수 있으나, 시장의 심리가 점차 변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지난달 26.2를 기록했다. 전달 대비 0.5 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8월 37.6을 찍은 뒤 하락세를 그리다가 이달 들어 6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서울은 44.2를 기록하며 전달 대비 8.8포인트가 뛰었다.

가격전망지수는 90.4를 나타내며 전달 대비 4.9포인트가 올랐다. 지난해 9월 이래 5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서울은 한 달 사이 85.8에서 97.3까지 올라섰다. 가격전망지수가 100을 초과할 경우 향후 2~3개월 이내에 집값이 뛸 것으로 전망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거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거래활발지수의 경우 지난 1월부터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전국 거래활발지수는 10.8로, 전달 대비 3.9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의 거래활발지수는 16.1을 기록하며 1개월 사이 8.2포인트 높아졌다. 거래활발지수가 높을수록 주택 거래가 활발하고 낮을수록 한산하다고 평가한다.

거래량 줄고 매도우위 지속

매수 심리 3대 지표만 보면 시장이 개선되는 듯한 분위기다. 그러나 실제 거래 지표를 살피면 이런 분위기는 신기루에 가깝다. 국토교통부의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의 아파트 거래량은 2만9784건으로 전달 대비 13.3% 줄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233건을 기록하며 전달(3656건) 대비 11.6% 감소했다.

아파트 수급동향도 여전히 공급 우위 시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 아파트의 1월 매매수급동향지수는 92.0으로,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서울의 매매수급동향지수는 96.4를 나타내며 전달보다 1.3포인트 낮아졌다. 이 지수는 아파트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지표다. 기준선(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수요가 적다는 것을 뜻한다.

심리가 먼저 개선"…거래량 변화와 시차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런 차이에 대해 매매 심리가 시장보다 먼저 움직이면서 나타난 차이라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먼저 지수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규제 완화에 대한) 정책적인 변화, 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매수 심리가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며 "매수를 원하는 심리가 거래로 이어지면 수급 동향과 거래량이 점진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영선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거래량이나 기타 지표의 경우 눈에 띄는 증가세가 없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매수심리가 개선됐다는 것은 금리 인하와 공급 부족 요인으로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선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주택 거래량 통계를 신고일 기준으로 집계해 현 시장 흐름과 시차로 해석하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잔금을 치른 뒤 약 두 달 후에 실거래가를 신고해야 거래량에 집계된다"며 "따라서 거래량은 향후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요인 수반 시 반등…서울은 토허제 해제로 매수심리 증폭

일각에서는 매수심리가 개선된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호재가 유입될 경우 올해 하반기에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소비층이 대외 조건만 맞춰지면 매수를 하려고 대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비 심리는 존재했는데 시장 상황이 바뀌기를 기다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시장은 대기 수요자들이 가격을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작은 이슈 하나에도 수요가 몰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지난달 12일 서울시가 잠실·삼성·대치·청담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면서 나타난 가격 상승과 거래량 증가 등은 이 같은 매수 심리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해제 구역이 집중된 서울 송파구는 해제 후 일주일(2월 17~23일)간 0.36% 올랐고, 이후 한 주간 0.58% 상승하면서 가격 상승 폭을 키웠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속한 동남권 가격은 0.36%로 대폭 뛰었다. 강남 집값은 8주 연속 하락하던 수도권 집값마저 반등시켰다. 수도권 집값은 이번 주 0.01% 올랐다. 다만 경기는 0.04% 하락했고 인천도 0.03% 내리는 등 서울 밖 수도권 집값 내림세는 이어졌다.

김제경 소장은 "최근 잠실 등지에서는 토허제 해제가 소비심리를 키우는 방아쇠 역할을 하면서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도 "금리 인하와 공급 부족으로 가격 상승 분위기가 갖춰진 상황에서 토허제 해제가 집값 상승에 대한 심리를 빠르고 강하게 촉발시켰다"고 분석했다.

특히 매수 심리가 실제 거래로 이어지게 되면 그 파급력은 다른 지역까지 번질 수 있다고 봤다. 윤수민 전문위원은 "토허제 해제로 강남 3구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진 상황에서 점차 그 외의 지역까지 이 같은 심리가 확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제경 소장은 "현재 마포구와 성동구도 가격이 뛰고 있어 서울은 점차 규제 완화 온기가 퍼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한편 서울시는 토허제 해제에 따른 시장 변화와 관련해 "해제 지역 거래량이 증가했으나, 가격폭등 현상은 보이지 않았다"며 반박하는 내용의 성명을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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