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전자의 국내 최초 이족 보행 로봇 개발사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를 조건없이 승인했다.
5일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 결과 시장 경쟁제한 우려가 미미하다고 판단해 기업결합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보유 중이던 레인보우로보틱스(14.71%)의 주식 20.29%를 추가 취득해 지분 35.0%를 보유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같은 달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삼성전자가 향후 로봇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국내 최초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등 다양한 로봇 개발 경험과 로봇 기술력을 보유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하는 기업결합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제조 분야에 활용되는 산업용 로봇 제조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로, 삼성전자는 디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반도체 기업이다. 삼성전자 계열사인 삼성SDI는 이동성이 필요한 로봇에 들어가는 소형 이차전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공정위는 "삼성전자나 삼성SDI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경쟁 로봇업체에 대해 디램, 낸드플래시, 소형 이차전지 공급을 중단하거나 공급가격을 인상하더라도 경쟁 로봇업체는 삼성전자·삼성SDI 이외의 업체로부터 대체품을 구매할 수 있어, 구매선 봉쇄 효과가 미미하다"고 봤다.
디램과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 외의 유력한 경쟁 반도체업체가 유사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경쟁 로봇업체는 대체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소형 이차전지의 경우도 삼성SDI의 시장 점유율이 15.83%에 불과해 다른 업체의 제품으로 충분히 변경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또한 디램과 낸드플래시 등이 로봇 제조에 필수적인 부품으로 보기 어렵고, 반도체와 이차전지의 지속적인 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최첨단 산업인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가능한 많은 업체와 거래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도 봉쇄 유인도 낮다고 봤다.
공정위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삼성전자·삼성SDI 이외의 업체로부터 디램, 낸드플래시, 소형 이차전지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삼성전자·삼성SDI 이외의 업체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아닌 다른 업체에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판매선 봉쇄효과도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전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디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2023년 매출액 기준)은 각각 42.2%, 33.4%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점유율은 0.07%(국내 0.47%) 수준이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은 기업 혁신과 산업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경쟁제한 우려가 낮은 기업결합에 대해 집중적으로 심사해 신속히 처리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