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면서 신용등급이 D(채무불이행)로 떨어졌지만 삼성, 신한, KB국민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제휴카드를 끊지 않고 서비스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홈플러스가 금융채권 상환 유예를 받았지만 대형마트 영업은 정상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카드 발급좌수가 단기간에 급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해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 8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와 NH농협카드 중 홈플러스 카드를 운영 중인 회사는 삼성카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3곳이다. KB국민카드는 2011년 3월부터 '홈플러스 KB국민카드', 삼성카드는 2012년 10월부터 '홈플러스 삼성카드', 신한카드는 2017년 4월부터 '마이 홈플러스 신한카드'를 운영하고 있다.
3사 모두 홈플러스 구조조정 리스크를 주시하고 있으나 제휴 카드 발급 중단이나 할인 혜택 및 행사 운영 등을 축소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통상 카드사들은 홈플러스 같은 유통 업체와 최초 제휴를 할 때 계약 기간을 5년으로 잡는다. 이후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1년 단위로 계약을 늘린다. 홈플러스와 제휴 기간이 끝나면 다음 기간을 연장할지가 관심사인데, 아직은 3사 모두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금융채권 상환 유예를 받더라도 영업은 계속 하겠다고 해서 당장 제휴카드를 쓰는 고객에게 큰 불편함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홈플러스가) 영업 능력을 유지해 카드 발급좌수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신한·롯데·NH농협카드 등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진행하는 홈플러스 창립 28주년 세일행사 '홈플런' 할인 이벤트도 정상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다고 당장 상품을 단종하거나 서비스 혜택을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며 "예정된 이벤트를 정상 운영하고 기존의 제휴 카드 서비스를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휴 업체 경영 리스크가 커진다고 해서 카드사가 마음대로 혜택을 줄일 수 없도록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제동 장치를 걸어둔 점도 카드사들은 의식한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상 금융사는 부가서비스를 3년 이상 제공한 뒤 해당 서비스 때문에 금융 상품 수익성이 현저히 낮아지면 혜택을 축소·변경할 수 있다. 일단 상품을 내놓으면 3년간은 혜택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소비자보호 법령을 보면 상품 출시 후 일정 기간 서비스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며 "출시한 제휴카드 관련 서비스는 향후에도 정상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매력이 줄고 있어 카드사와의 영업 제휴가 더 활발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체 유통 업체 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유통 업체 매출 대비 대형마트 매출 비율은 11.9%로 전년 13.5%보다 1.6%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매출은 23조4500억원으로 전년(22조5200억원)과 비슷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 회사(홈플러스) 구조조정과 관계없이 마트 등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쇼핑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커진 것은 카드사 입장에서는 오래된 얘기"라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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