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빙그레가 올해 배당금을 대폭 확대하면서도 직원들에게는 성과급 대신 소액의 격려금만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다. 오너일가는 수십억 원대 배당금을 챙기는 반면, 직원들은 실적 기여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올해 배당금을 대폭 확대하며 주요 주주들에게 고액 배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최대주주이자 회장인 김호연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배당금을 챙길 전망이다.
빙그레는 2022년까지 꾸준히 주당 1400~1600원의 배당을 해 왔지만 2023년 배당금을 주당 2600원으로 늘렸고, 지난 5일 빙그레는 올해 배당금을 3300원까지 늘린다는 공시를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김호연 회장의 빙그레 보유 주식은 362만 527주로 1주당 3300원을 배당받을 경우 119억 4773만원의 배당금을 지급받게 된다. 직전 년도 94억원을 수령한 김호연 회장은 올해 26% 이상 배당금이 늘어난다.
실적은 역대급 성장… 직원 성과급은 없다?
빙그레의 실적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우상향하며 대폭 성장했다. 매출액은 2021년 1조 1474억 원, 2022년 1조 2677억 원, 2023년 1조 3943억 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2024년)에는 1조 4630억 원으로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 역시 2021년 262억 원, 2022년 394억 원에서 2023년 1122억 원, 2024년 1313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작년 사상최대 기록을 썼다.
이처럼 실적이 대폭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빙그레의 실적을 견인한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성과급은 없고 ‘격려금’ 정도만 돌아간다. 지난해 영업이익 목표치였던 1400억 원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성과급이 격려금 명목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격려금 규모는 일반 사무직 기준 통상급여(월급)의 70%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빙그레는 2023년 최대 실적 달성에 맞춰 최대 월급의 400%까지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 S등급의 경우 기본급의 400%, A등급의 경우 28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고 기본 등급인 B등급도 140%를 받았다. 올해 격려금은 B등급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셈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실적에 따라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과 대조적 행보다.
재계 관계자는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 실적이 올랐는데, 정작 그 성과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오너일가가 배당 확대에 집중하는 반면, 직원들은 최소한의 격려금만 받는 구조에 대한 불만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책임경영 외면하는 김호연 회장… 가족 경영에만 집중?
빙그레 김호연 회장은 1999년부터 경영에 참여하며 오너 경영을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주요 의사결정에서 책임 있는 경영보다는 오너일가의 배당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빙그레의 주력 제품인 바나나맛 우유, 메로나 등은 여전히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지만, 혁신적인 제품 출시나 장기적인 성장 전략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김 회장과 오너일가는 경영성과에 따른 책임을 지기보다는 매년 배당을 늘리며 사익을 챙기는 데만 열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빙그레의 배당 확대 기조가 직원 보상과는 별개로 진행되면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는 가운데도 직원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내부 불만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직원들의 동기 부여와 사기 진작이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만큼, 빙그레의 이번 결정이 장기적으로 조직 문화와 인재 유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빙그레의 이번 결정은 최근 기업 경영에서 강조되는 내부 보상 강화 흐름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많은 기업들이 실적 상승에 따른 성과를 주주뿐만 아니라 직원들과도 공유하며 동반 성장을 도모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빙그레는 배당 확대에 집중하면서도 직원 보상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내부 반발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빙그레의 배당 정책과 성과급 지급 방식이 논란을 일으키는 가운데, 김호연 회장이 어떤 대응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지금처럼 오너일가만 배당 혜택을 누리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빙그레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 관계자는 "배당금 확대도 공시됐으며 직원들은 성과급이 아닌 격려금이 지급되는게 맞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측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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