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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온라인 퇴폐유흥 '사이버 룸살롱'…연 100억원 수입 올리고 세금은 회피
    입력 2025.03.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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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인터넷 방송 진행자(BJ)가 시청자의 후원 규모에 따라 선정적인 노출을 하며 유흥업소를 연상케 하는 방송 내용으로 이른바 '사이버 룸살롱'으로 불리는 엑셀방송 운영 BJ 등 유해 콘텐츠 운영자들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국세청은 이들이 시청자들의 후원경쟁을 통해 얻은 막대한 수익은 숨기고, 비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은 다수가 이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오로지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유해 콘텐츠를 양산해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고도 납세의무는 회피한 탈세 혐의자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엑셀방송 운영 BJ 등(9개) ▲딥페이크 악용 도박사이트 운영업자(5개) ▲사이버 레커 유튜버(3개) 총 17개다.

국세청 관계자는 "최근 들어 온라인을 퇴폐적 유흥문화로 물들이는 엑셀방송, 중·고생까지 도박의 덫으로 유인하는 도박사이트, 가짜뉴스로 온라인 폭력을 행사하는 사이버 레커 등 대표적 유해 콘텐츠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며 "국세청은, 사회규범을 어지럽히고 건전한 법질서를 위배하는 유해 콘텐츠들이 온라인 생태계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음에 주목하고, 그 속에서 교묘하게 진화하는 탈루행위에 경종을 울리고자 한다"고 이번 세무조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성상품화로 1인 미디어 시장을 오염시키는 '엑셀방송'= 국세청에 따르면 엑셀방송 운영 BJ들은 출연 BJ들이 선정적 노출을 통해 획득한 후원금액 순위를 실시간 공개했다. 이를 통해 각 출연 BJ를 응원하는 시청자 간의 후원 경쟁을 극대화해 연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얻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들은 유흥업소를 연상케 하는 방송 내용으로 이른바 사이버 룸살롱이라 불리며 1인 미디어를 퇴폐문화의 온상으로 변질시켰다"며 "특히 여성 BJ를 상품화해 시청자에게 무리한 후원을 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BJ에게 지급한 출연료를 사실과 달리 과다 신고하거나, 가족에게 가공 인건비를 지급하고, 고가 사치품 구매비용을 사업용 경비로 처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세금 신고를 축소한 것으로 국세청은 판단하고 있다. 또 해외 성인 플랫폼을 통해 개인방송을 송출한 일부 성인 BJ들의 경우도 플랫폼으로부터 정산된 수익금을 가족 명의로 된 차명계좌로 수취하고 은닉했다.

◆딥페이크로 미성년자까지 유혹 '사이버 도박사이트'= 이번 세무조사 대상에는 사이버 도박사이트 운영자도 포함됐다.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은 오프라인 도박판을 온라인 공간에 그대로 옮겨다 놓고, 유명인의 이미지를 도용한 딥페이크를 통해 성인은 물론 청소년까지 가리지 않고 사이버 도박에 끌어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일부 운영자들은 아시아·동남아 각지에 사무실을 운영하며 10만명 이상으로부터 도박자금을 수취했고, 이를 합법적 거래로 위장하기 위해 입·출금을 위한 전용 앱을 개발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회사를 설립한 후에 사회질서에 반하는 지출로서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는 온라인 도박장 운영 관련 비용을 마치 기업체의 정상 사업비용인 것처럼 꾸며 세금을 탈루했다. 도박자금을 여러 개의 차명계좌로 쪼개어 받고, 배우자 명의로 다수의 부동산을 취득해 소득과 재산을 은닉하고는 대형 상가와 고급 승용차, 고가 시계 구입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허위·비방 콘텐츠로 피해자 갈취하는 '사이버 레커 유튜버'= 국세청 관계자는 "유튜브 플랫폼에서 신원을 은폐한 채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사이버 레커들은 타인을 비방하고 약점을 빌미로 뒷돈을 뜯어내는 등의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들은 금전적 이득을 위해 미확인 사실이나 개인의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노출하면서도 그간 법적·도덕적 책임은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개인 계좌로 받은 후원금 및 광고 수익 등을 미신고한 후 이를 부동산 매입 등 재산 증식에 사용했다. 또 실체가 없는 외주용역비와 임차료를 실제 지급한 것처럼 가장하거나, 다수의 고가 외제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면서 이를 업무용 차량으로 신고하는 등 거짓 비용처리를 통해 세금을 부당히 감소시켰다.

국세청은 비윤리적으로 수익을 축적해 온 유해 콘텐츠업자들의 성실신고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세무조사를 엄정히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포렌식과 금융추적 등을 통해 조사 대상자와 그 관련인이 포함된 혐의 거래 전체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또 국가 간 정보교환과 외환 수취자료,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및 수사기관의 수사자료 등 외부 정보의 적극적 활용으로 은폐된 수익구조와 자금흐름을 철저히 파악해 과세하기로 했다.

또 필요시 확정 전 보전압류를 통해 조세채권의 일실을 사전에 방지하는 한편, 조세범처벌법을 위반한 조세범칙행위를 적발하는 경우 검찰에 통보하여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향후 국세청은 유해 콘텐츠뿐 아니라 유튜버들의 슈퍼챗·개인 계좌 후원금, 중고거래를 가장한 사업자들의 판매 수익 및 인플루언서 뒷광고 수익 등의 신고 적정여부를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아울러 상시적인 과세정보 수집을 통하여 민생을 위협하는 변칙적·지능적 신종 탈루행위에 대해 지속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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