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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MBK, 오렌지 매각 성공은 신한 덕분...홈플러스선 바닥 드러낼 것"
    김남희 기자
    입력 2025.03.0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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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의 갑작스런 기업회생 신청 최종 결과가 대주주 사모운용 펀드 MBK파트너스의 경영 능력 한계 노출로 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홈플러스의 갑작스런 기업회생 신청으로 대주주 사모운용 펀드 MBK파트너스의 경영 능력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EBN AI 그래픽 ]
홈플러스의 갑작스런 기업회생 신청으로 대주주 사모운용 펀드 MBK파트너스의 경영 능력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EBN AI 그래픽 ]

MBK는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 투자로 6년간 2조2000억원을 남기는 ‘대박신화'의 주인공이다. 그 신화도 거품 낀 환상에 불과했다는 질타가 나온다. 생명보험사가 필요한 금융지주라는 원매자를 '잘 만난' 잠깐 행운이었단 얘기다. 뜯고 보면 MBK가 우량경영으로 기업 부가가치를 끌어올린 선례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MBK는 홈플러스는 지난 2015년 7조원 대를 투입해 인수했지만 이후 재매각이 계속 미뤄지고 재무 부담이 커지면서 유동화 등 자산매각과 대출로 차입금을 갚고 연명했다.

현재까지 홈플러스에 대한 투자 보다 자산 정리를 통해 수익을 챙기고 경영을 이어왔다. 시장에서는 MBK가 기업회생 관련 채권단과 협상에서 부채 일부를 탕감시키거나 상환 일정을 조정하려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인력 감축, 임대료 조정, 점포폐점 등 악랄한 구조조정을 시도해 기업가치를 올린 뒤 엑시트(투자금 회수)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MBK가 인수 기업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대응한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앞서 홈플러스와 함께 MBK의 아픈 손가락 중 하나로 꼽히는 아웃도어 브랜드 업체 네파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공개된 네파 전년 실적은 당기순손실 1054억 7280만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네파의 고배당 정책은 계속됐다. MBK는 네파 인수 직후인 2013년 8월부터 배당을 시작해 2013~2021년까지 총 833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특히 MBK는 회사가 순손실 등을 기록하며 실적이 좋지 못했던 2017~2021년에도 보유 우선주에 대해 주당 평균 4만7000원 수준의 배당을 총 204억원 집행하기도 했다.

MBK가 인수한 철제 구조물 제조사 영화엔지니어링도 같은 패턴이 보인다. MBK가 지난 2009년 1000억원을 들여 인수해한 영화엔지니어링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 강구조물 시공능력 평가 6년 연속 1위에 오른 우량 기업이었지만 MBK의 경영 아래 결국 2016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MBK는 부채 탕감 과정을 거쳐 2017년 회사 지분을 496억원에 연합자산관리(유암코)로 매각하며 손실을 겪었다. 2017년 이랜드그룹으로부터 인수한 생활용품 브랜드 모던하우스도 7000억원에 인수했지만 엑시트는 불발됐다.

홈플러스의 갑작스런 기업회생 신청으로 대주주 사모운용 펀드 MBK파트너스의 경영 능력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사측 ]
홈플러스의 갑작스런 기업회생 신청으로 대주주 사모운용 펀드 MBK파트너스의 경영 능력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사측 ]

MBK가 유일하게 남긴 매각 신화는 오렌지라이프(직전 ING생명, 현재 신한라이프)다. MBK파트너스는 오렌지라이프 경영과 매각으로 6년간 2조2000억원을 남기는 ‘대박’을 터뜨렸다. 종합하면 투자 수익률은 12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대박의 이유는 국내 금융지주 간의 출혈 경쟁이 한편에 자리한다.

MBK는 2013년 오렌지라이프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에 투입한 돈은 1조8400억원. MBK가 신한금융지주에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넘기면서 받기로 한 금액은 2조2989억원이다.

인수 가격은 당초 MBK 측에서 3조원 이상 불렀던 것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하면서 MBK는 2조원이 훌쩍 넘는 차익을 챙겼다. 주당 매각가격은 당시 4만7400원으로 오렌지라이프 시가 3만4200원보다 40%가량을 얹어 받기로 했다. 당초 오렌지라이프 인수가액을 단순하게 차감하면 MBK 측이 2조1728억원을 남긴 셈이다.

이외 MBK는 오렌지라이프를 상장하면서 지분 약 40%를 매각했다. 이때 받은 돈은 1조1000억원이다. 또 경영 기간 6139억원가량을 배당으로 회수했다. 이를 모두 합치면 MBK가 오렌지라이프 투자로 챙긴 돈은 4조원 수준이다. 수익률로는 6년간 117%가량으로 분석됐다.

금융권에선 KB금융그룹이 2조2000억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려다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막판에 인수를 포기했고 이 틈을 타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서 MBK파트너스가 반사이익을 크게 누린 셈이다.

홈플러스의 갑작스런 기업회생 신청으로 대주주 사모운용 펀드 MBK파트너스의 경영 능력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홈페이지 ]
홈플러스의 갑작스런 기업회생 신청으로 대주주 사모운용 펀드 MBK파트너스의 경영 능력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홈페이지 ]

오렌지라이프 매각은 보험업계와 MBK 사업 역사상 가장 큰 차익실현으로 거론된다. 이 딜로 오렌지라이프 경영진도 스톡옵션으로 541억원에 달하는 역대급 보너스를 챙겼다.

오렌지라이프는 전신 네덜란드기업 ING생명 때부터 선제적으로 글로벌 기준에 맞춰 자산부채관리(ALM)를 해온 덕분에 지급여력(RBC) 비율이 6월 말 현재 437.9%로 업계 선두권이었다. 이 때문에 MBK는 오렌지라이프에 별다른 투자와 증자를 하지 않아도 됐다.

결과적으로 MBK는 원래부터 우량기업인 ING생명을 인수해, 상장과 배당을 통해 중간 이익을 실현하고 국내 초우량 금융지주인 신한금융으로 매각하면서 금융 라이선스사업의 강점을 이용해 대규모 차익 실현이 가능했던 셈이다.

MBK에 정통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MBK가 벌인 사업 포트폴리오 중에서 저평가 기업의 잠재능력을 끌어올려 부가가치를 극대화한 케이스가 없다"면서 "MBK는 오렌지라이프 보험 계리와 손해율 관리, 질 높은 보험마진을 통해 수익을 실현하지 않았다"고 일침 했다.

그는 "국내 금융지주의 비은행 인수 경쟁 구도가 MBK의 매각에 유리하게 작용했고, 주인 없는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의 촘촘한 의사결정 거버넌스와 프라이싱 전략도 부재했다.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포기한 KB금융의 의사결정이 더 치열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후 KB금융은 초우량 미국계 생명보험사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해 보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MBK 김병주 회장이 경영 실패에 따른 책임 일환을 사재를 내놔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불가능할 것이란 견해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자산을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한 MBK가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설 지 의문"이라면서 "MBK는 기업회생을 통해 최대한 채무상환에 대한 시간을 끌거나 채무 탕감을 노리는 상황까지 버틸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부 인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도 참전 중이다. MBK 측은 홈플러스의 회생 신청이 고려아연 인수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처럼 미정산 사태가 터지기 전에 기업회생 절차를 밟아 정상화를 앞당겨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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