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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연금족보⑤] 신한자산운용 “합리적 기대수익률·인내 수위는 투자자 몫”
    최수진 기자
    입력 2025.03.1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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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 투자자들의 연금에 대한 투자 관심도는 여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하지만 펀드명은 어렵고 길기만 한데다 ETF, TDF 어떤 상품을 내 연금계좌에 담아야 좋을지 도통 감을 잡기 쉽지가 않죠. EBN은 기획 인터뷰 [연금족보] 시리즈를 통해 국내 상위 6개 자산운용사의 연금전략과 대표 연금 상품 및 숨겨진 알짜 상품까지 총 6주간 매주 월요일 연금투자자를 위해 ‘족보’와 같은 깨알정보를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김경일 신한자산운용 WM연금채널본부장이 EBN과 인터뷰에서 연금 투자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 신한자산운용]
김경일 신한자산운용 WM연금채널본부장이 EBN과 인터뷰에서 연금 투자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 신한자산운용]

“연금 투자의 제일 기본은 두 가지를 먼저 결정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는 합리적인 기대 수익률, 그리고 두 번째는 본인이 참을 수 있는 톨러런스(tolerance) 레벨입니다.”

신한자산운용의 연금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경일 WM연금채널본부장은 지난 6일 EBN과 인터뷰에서 연금 투자 시 가장 중요한 점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연금 투자자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며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와 손실을 두려워하는 투자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본인이 어떤 성향이고 목표수익률과 변동성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에 대해 결정을 못하면 처음에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주식형에 왕창 투자했다가 반토막 나면 큰 충격을 받고 남은 절반을 정기예금으로 돌리는 경우가 생긴다”며 “그러면 연금은 반토막 난 상태로 유지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DB(확정급여형)와 DC(확정기여형)의 전략을 잘 고려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DB형은 근로자의 퇴직 직전 3개월간의 평균 인금과 근속연수에 따라 결정되는 반면, DC형은 근로자 본인이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다.

김 본부장은 “DB의 경우 퇴직금이 연봉인상률만큼 오를 것”이라며 “처음 입사에서 40대 초반정도까지 연간 임금 상승률이 7.5~8% 정도 되는데 DC로 이 수익률을 이길 자신이 있으면 DC로 전환하는 것이 맞지만 아니라면 DB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40대에서 50대 초반까지는 임금 상승률이 2.5% 정도밖에 안되고, 50대가 넘어가서 임원을 못 달면 대부분 1%대에 그치기 때문에 DC로 바꿔서 물가상승률을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세계 경제성장률이 연 3~3.5% 정도인데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 자산을 분산 투자해 해야 경제성장률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코어(core)-새틀라이트(satellite) 포트폴리오를 정하라고 조언을 드린다”며 “가지고 있는 연금의 60~80% 정도는 코어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새틀라이트에 공격적인 투자를 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서 얘기 했듯이 각자 톨러런스 레벨이 있는데 마이너스를 심하게 못 견디는 경우 코어를 TDF 절반, 예금 절반 등의 방법으로 수익률이 좀 희석되더라도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다만 지금은 금리가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코어 포트폴리오에 정기예금 말고 채권형 펀드를 추천드린다”고 부연했다.

채권형 펀드의 경우 듀레이션 개념이 있고 금리가 떨어질 때마다 자본 차익도 발생한다. 작년 예금이 3%대였다면 채권형 펀드들은 4.5~5.5% 사이 수익률이 났고, 이 영향으로 신한자산운용 채권형 펀드에 지난해에 2조원 가까이 유입됐다. 올해도 연초 이후로 500억원 이상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올해도 금리가 연말까지 75bp정도 내린다는 말이 있다”며 “국내 채권형 펀드의 경우 4.5% 수익률 정도는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자산운용은 세 가지 축으로 연금 상품 라인업을 꾸리고 있다. 연령대별 예상 수익률이 어느 정도 정해지는 TDF, 현실적으로 퇴직연금 수요가 막 생기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를 위한 디딤펀드 등 자산 배분 펀드, 그리고 목돈은 있는데 어떻게 운용해야할지 모르는 분들을 위한 월배당형 상품이다. 여기에 신한자산운용은 새틀라이트 포트폴리오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인덱스 펀드를 주목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새틀라이트 자산 투자로 ETF를 많이 하고 좋은 상품도 많지만 막상 수많은 ETF 중 연금 투자를 위한 ETF를 고르기는 무척 어렵다”며 “그래서 저희는 작년부터 저보수 인덱스 펀드를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신한미국S&P인덱스 펀드, 신한미국나스닥100인덱스 펀드를 출시했는데 총 2700억원 정도 유입이 됐다”며 “이미 S&P500, 나스닥에 투자하는 ETF 상품이 많기 때문에 누가 인덱스 펀드를 하겠냐고 했지만 지금도 하루에 15억원씩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즉 ETF 뭐 해야 할지 모르시는 분들은 저보수 인덱스 펀드를 선호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국내 인덱스 펀드보다 해외 인덱스 펀드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은 인덱스 내 구성 종목의 변화가 다이나믹하지 않지만 미국이나 유럽 인덱스를 보면 시대를 대표하는 종목들이 인덱스에 포진해 있다”며 “여러 테마를 투자하는 방법도 있지만 저보수 인덱스를 골라서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저희는 새틀라이트 쪽에서 저보수 인덱스 펀드 상품을 더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저성장시대 높은 연금 수익을 가져가기 위해서 어떤 상품을 투자할지 잘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국내 주식형 펀드는 비과세지만 연금으로 투자를 하면 세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연금으로 투자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생각”이라며 “반면 해외 주식형 펀드는 연금으로 하면 많이 내봐야 7% 정도, 연금 수령할 때까지 세금도 안내기 때문에 해외 주식을 연금으로 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또 “코어 포트폴리오에 TDF와 글로벌 채권형 펀드도 포함하면 수익률을 한 10% 낼 수 있을 것”이라며 “TDF도 잘 모르겠고 해외 채권형도 잘 모르겠다면 최초 코어 포트폴리오에 TDF 비중을 한 30%만 가져가고 펀더멘탈 대비 저평가된 종목을 선별해 자본이익 최대화를 추구하는 신한베스트크레딧단기펀드 등을 나머지로 활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일 신한자산운용 WM연금채널본부장이 EBN과 인터뷰에서 연금 투자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 신한자산운용]
김경일 신한자산운용 WM연금채널본부장이 EBN과 인터뷰에서 연금 투자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 신한자산운용]

유연한 환 전략 적용한 TDF…월배당 라인업 강화

신한자산운용은 신한마음편한TDF 시리즈를 주력 연금 상품으로 육성하고 있다. 신한마음편한TDF 시리즈 순자산이 지난해 이미 1조원을 돌파했다.

신한자산운용의 TDF는 다소 독특한 구조다.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TDF들은 헷지형, 언헷지형으로 나눠 상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신한자산운용은 운용역이 판단해서 유연한 환 전략을 적용하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물론 환 헷지에 대해 유연하게 하면서도 공격적으로 막 하지는 않는다”며 “채권은 가급적이면 다 헷지를 하려고 노력하는데 환 헷지를 하면 채권 수익률이 예쁘게 직선처럼 나오기 때문에 환율 부분을 좀 배제시키려고 노력하고, 주식 투자 관련해서는 공격적으로 헷지를 하기도 하고 풀기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튜브를 통해 자연스럽게 월간 운용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며 “서류로 보내는 것보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유튜브를 통해 운용역들이 직접 운용 상황에 대해 공개하면서 투자자들과 소통하고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 신한디딤글로벌EMP 펀드도 지난해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디딤펀드로 주목을 받고 있다. 디딤펀드는 장기 연금투자의 효과적인 방법인 자산배분펀드 중 밸런스 펀드(BF) 유형의 업계 공동브랜드다. 신한자산운용은 기존 펀드를 디딤펀드로 변경해 출시했다.

김 본부장은 “기존 펀드 규모는 30억원에도 못미쳤었는데 지금 순자산이 6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며 “업계에서 가장 많이 유입이 됐는데 안정적인 수익률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자산운용은 투자자들의 성향을 고려해 더 많은 투자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들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연금 수령자들이 많이 늘어난 만큼 월배당형 상품에 조금 더 집중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신한MAN글로벌하이일드 월배당 펀드를 출시했는데 연 7% 수준의 배당률을 보이는 상품으로 벌써 1600억원 가까이 판매됐다”며 “지난 2월에는 신한MAN글로벌투자등급채권 월배당 펀드를 출시했고 이 상품도 연 6% 정도 배당하는 등 월배당 펀드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2월 말 기준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신한MAN글로벌하이일드 월배당 펀드는 3개월, 6개월 수익률 각각 3.16%, 5.14%로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 중 전체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한국 금리가 너무 빠르게 내려가고 있는데 미국 등 선진국 채권은 5%대, 하이일드는 7~8%대 채권들을 구할 수 있고 한국보다는 금리가 떨어지는 속도도 느려 자본차익까지 두 가지를 노리기에 좋은 펀드라고 판단했다”면서 하이일드채권 펀드 투자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이어 “한국은 크레딧 리스크를 겪었던 나라이기 때문에 하이일드가 수익률이 좋아도 투자를 꺼리는 분들이 많다”며 “그래서 하이일드 정도는 아니지만 투자등급인데 최상위 펀드를 같이 공급해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해 신한MAN글로벌투자등급 펀드 시리즈를 구축했고 실제로 하이일드 펀드보다 투자등급채권 펀드가 빠르게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신한자산운용은 신한미국고수익인컴월배당 펀드도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미국 고수익 인컴 펀드를 작년 말에 출시해 현재 키움증권에서만 판매되고 있는데 판매처 확대를 준비 중”이라며 “코리안 페이퍼, 리츠, 미국 우선주, BDC, CLO 등의 자산이 포함돼있어 굉장히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변동성이 높은 자산들을 한 곳에 모은 것으로 위험 자산들을 섞어 위험성은 훨씬 많이 낮아진다”며 “위험 자산들이 많아 설명 자료를 보완하느라 늦어졌지만 올해부터는 판매처를 계속 확대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창구로 찾아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 본부장은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및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KDI School) 자산관리학 석사(Master of Asset Managemnet) 졸업했으며, 2000년부터 20년간 삼성자산운용에서 상품개발, 리테일마케팅 등의 업무를 이끌어왔으며 2020년부터 신한자산운용의 WM연금채널본부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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