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국내 애슬레저 시장에서 선두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토종 애슬레저 브랜드의 대표주자인 '젝시믹스'와 '안다르'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가운데 기업의 몸집과 수익성에서 엎치락 뒤치락하면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젝시믹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26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8% 증가한 수준이다. 이 기간 에코마케팅의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의 매출액은 2368억원으로 17% 상승율을 보였다. 두 기업의 매출 격차는 2023년 188억원에서 지난해 252억원으로 벌어졌다.
매출 규모는 젝시믹스가 앞섰지만, 수익성은 안다르가 우세했다. 안다르는 지난해 영업이익은 78% 급증한 328억원을 기록했다. 젝시믹스는 2023년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뒤 마케팅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에서 타격을 받으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242억원에 그쳤다.
국내 애슬레저 시장은 안다르, 젝시믹스, 뮬라웨어가 3파전 구도였다. 그러나 뮬라웨어가 지난 1월 실적 악화로 인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나머지 두 기업이 치열한 경쟁 중이다.
지난해 두 기업의 실적을 가른 것은 해외 시장이다. 젝시믹스의 경우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다. 젝시믹스는 현재 일본과 중국, 대만 등에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총 14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젝시믹스는 2023년 중국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해 현지 대형 유통사인 YY스포츠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이 과정에서 판관비 비중이 늘어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하락했다. 지난해부터는 이수연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경영 효율화에 집중해 수익성을 개선 중이다.
반면, 안다르는 해외 진출에 보수적이라는 평가다. 현재 싱가포르에 글로벌 매장 2개를 운영 중이다. 2023년 7월 싱가포르 마리나 스퀘어에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다카시마야에 백화점에 진출했다. 안다르는 에코마케팅이 인수한 2021년 10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경영 효율화를 내세우고 있다.
다만 이들 애슬레저 브랜드는 지난해 국내 패션 시장 부진 속에서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러닝과 골프 시장 중심으로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제품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다.
젝시믹스는 2022년 5월 선보인 골프 라인 매출액이 2023년 133억원에서 지난해 254억원으로 92% 성장했다. 지난해 4월 출시된 러닝웨어는 부츠컷, 조거팬츠 등 일상복 디자인이 주목받으면서 지난해 2분기 대비 4분기 판매량이 64% 늘었다. 안다르의 대표 러닝웨어 라인인 '에어무스 기모 조거팬츠'는 1월(1~20일) 들어 전년 동기 대비 75% 판매량이 증가했다. 안다르 측은 지난해 3분기 골프웨어 제품군을 전년보다 121% 확대한 점도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향후 글로벌 애슬레저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애슬레저 시장은 2034년까지 연평균 8.8%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시장 규모 또한 2024년 3967억달러에서 2034년 920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K-애슬레저 브랜드는 올해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젝시믹스는 아시아권 국가를 중심으로, 안다르는 호주 등 고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젝시믹스는 현재 운영 중인 일본, 중국, 대만 법인과 함께 말레이시아, 몽골 등에서도 사업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올해에는 각 법인에서 전년 대비 70%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안다르 또한 올해 호주 웨스트필드몰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안다르 관계자는 "고소득 국가들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애슬레저 브랜드들은 아직 규모가 작아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많다"며 "과거에는 실내 활동 시 운동복을 잘 입지 않았지만, 이제는 일상에서도 입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애슬레저가 새로운 의류 카테고리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애슬레저 시장에서 룰루레몬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안다르와 젝시믹스는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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