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코노미뉴스 김수현] 홈플러스 카드대금채권을 유동화한 전자단기사채(이하 유동화 전단채)를 샀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부도덕한 짓을 벌였다고 비난했다.

12일 '홈플러스 유동화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화 전단채는 홈플러스 물품구입을 위해 우리에게 팔았던 상거래채권"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약 20명피해자가 모였으며 아직 정확한 투자금액은 집계되지 않았다.

홈플러스 유동화 전단채는 홈플러스가 구매전용카드로 물품을 구입함으로써 카드사가 갖게 된 카드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이다.

비대위는 "홈플러스와 주주사 MBK파트너스, 카드사들이 짜고 친 판에 속아 넘어갔다"고 주장했고, 유동화증권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판매한 증권사들의 불완전판매 책임은 일단 묻지 않기로 했다.

이어 "홈플러스는 MBK 소유 국내 대형할인매장인데 이렇게 큰 대기업이 하루아침에 회생신청을 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홈플러스의 고의성 부도행각"이라고 주장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해 "MBK 오너로서 다른 사주들처럼 위기에 대응하지 않았고 수많은 국민들의 눈에서 눈물을 뽑아낸 부도덕한 날치기 행각만 벌였다"고 했다.

발행 주관사인 신영증권 특수목적법인(SPC)은 카드대금채권으로부터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수령할 권리를 기초로 유동화 전단채를 발행한다. 이를 통해 카드사는 홈플러스가 내야 할 카드대금을 일찍 수령할 수 있다.

유동화 전단채는 홈플러스 신용위험에 연동돼 신용등급은 낮지만 연 6∼7% 상당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만기 3개월 상품이다. 현재 미상환 잔액은 4019억원이며, 3000억원가량이 리테일(소매) 채권으로 판매됐다고 추정된다.

이들은 "롯데카드와 현대카드는 이번 사태로 단 한 푼의 피해도 입지 않고 손실을 전단채 피해자들에게 전가하고 말았다"며 "이번 사태는 홈플러스와 카드사가 모의해 고의로 일으킨 범죄행위"라고 했다.

홈플러스 유동화증권 주관사이자 판매사인 신영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에 대해선 "(라임 등) 사모펀드 사태 때 피해자들에게 야박하지 않았던 증권사로 알고 있다. 이들도 피해자라고 생각한다면 힘을 합칠 수 있다고 봤다"면서 "신영증권의 (홈플러스·MBK에 대한) 고소고발은 피해자를 보호해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