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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업계 1·2위 지각변동…미래·한투 IMA 자존심 대결 예고
    최수진 기자
    입력 2025.03.1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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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
[출처=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

국내 증권업계 양대 산맥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간 경쟁 구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오랫동안 자본총계(자기자본) 규모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최근 한국투자증권이 적극적인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실적에 이어 회사 규모 면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을 역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한국금융지주가 전액 인수하며, 납입 예정일은 오는 28일이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말에도 한국투자증권에 주주배정 방식의 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작년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9조3182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9조9012억원)에 이어 업계 2위다. 하지만 이번 7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3월 말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간 별도 영업이익 1조5396억원, 당기순이익 1조1949억원을 기록하면서 업계에서 최대 실적을 거뒀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은 영업이익 9242억원, 당기순이익 6991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몇 해 업계 1위 실적을 거둔데 이어 규모에서도 업계 최대를 넘보고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 1·2위 경쟁은 국내 1호 종합투자계좌(IMA) 증권사 타이틀을 두고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IMA는 원금 보장형 상품으로,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기업대출이나 회사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차별화된 사업 모델이다. 기존 발행어음과 달리 한도 제한이 없어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에게 또 다른 경쟁력 강화 발판이 될 사업으로 꼽힌다.

2016년부터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IMA 업무를 할 수 있었지만 그동안 IMA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없었다. 미래에셋증권은 2018년부터 별도 자기자본 8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금융당국이 이달 IMA 제도를 재정비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IMA 신청 소식도 조만간 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이 IMA 신청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팽배하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발행어음을 발행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발행어음 조달 잔액은 17조3000억원으로 발행한도인 자기자본 2배(18조6000억원) 중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발행어음 한도를 늘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이 공격적으로 발행어음 사업을 운영해왔던 만큼 고객 예치금을 활용해 투자한다는 점이 유사한 I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2025년 증권업 내 경쟁구도를 벗어나 압도적이며, 동시에 완전히 차별화된 No.1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선언한 만큼 한국투자증권은 IMA 인가를 발판으로 초격차 전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이 업계 1위 자기자본 규모를 갖추고도 발행어음 발행은 8조원 가량으로 잔고를 여유롭게 관리해오면서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IMA에 다소 보수적인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해왔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도 최근 IMA 비즈니스에 나설 계획임을 공식화했다. 지난달 미래에셋증권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IMA 사업성과 사업전략이 정부의 규제 세팅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는 요인이 있어서 완료되면 구체적인 IMA 사업전략을 수립해 발 빠르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 DNA 핵심이 운용에 있기 때문에 IMA 사업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IMA 라이선스 취득으로 강점인 부동산 PF 및 인수금융 등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발행어음 한도를 거의 소진한 상황인 만큼 IMA 출시는 신규 자금 조달 측면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에쿼티 투자 등 강점인 국내외 부동산, 프리IPO 지분 투자 등에 활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IMA는 운용 수익을 고객과 나누면서도 고객의 원금은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모험자본 투자에 따른 증권사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모험자본 의무 투자 비중 등 당국의 세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각 증권사의 전략도 달라질 수 있다”며 “자본 규모뿐만 아니라 운용 전략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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