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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MBK 홈플 먹튀 논란 증폭 "김병주 사재까지 갈 필요도 없어…3호펀드 7조 이익 꺼내라"
    김남희 기자
    입력 2025.03.1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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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에 놓인 홈플러스 관련 MBK파트너스의 자구안과 함께 김병주 MBK 대주주 사재 출연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출처=EBN AI 그래픽 ]
기업회생에 놓인 홈플러스 관련 MBK파트너스의 자구안과 함께 김병주 MBK 대주주 사재 출연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출처=EBN AI 그래픽, 연합뉴스]

기업회생에 놓인 홈플러스 관련 MBK파트너스의 자구안과 함께 김병주 MBK 대주주 사재 출연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MBK의 투자와 자금회수 과정을 지켜봐온 유통 및 금융업계에서는 김병주 회장에 대해 사재 출연을 압박하기 보다 MBK 내부 이익만으로 충분히 유동성을 복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2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MBK가 10년 전 막대한 차입금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해 아무런 자구 노력 없이 기습적으로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인 데 대해 '기업 사냥꾼의 먹튀 본색을 드러냈다'며 상당한 비판이 시장 안팎에서 일고 있다.

MBK는 10년간 점포 매각 등으로 빚을 갚고 배당을 받는 등으로 투자 원금 회수에 집중했다. 그러나 홈플러스 도산 결정을 내리기 직전까지 개인과 법인 등의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기업어음(CP) 등을 팔았고 국민연금도 6000억원 안팎을 투자해 손실 위기에 놓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아시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MBK는 2015년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캐나다공무원연금(PSP Investments), 테마섹(Temasek)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홈플러스가 갖고 있던 기존 차입금 1조2천억원을 승계한 것을 제외하면 실제 인수금액은 6조원이었다.

당시 고가 인수 논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인수 방식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전체 인수 비용의 절반에 달하는 3조1000억원(홈플러스 기존 차입금 중 상환액 2000억원 포함)을 홈플러스 주식을 담보로 은행권에서 대출받아 조달했고 2조4000억원은 블라인드 펀드로 끌어들였다. 나머지 7000억원은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메웠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채권처럼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을 모두 가진 주식이다.

통상 회사 수익성이 좋으면 전환권을, 회사가 어려워지면 상환권을 각각 발동한다. MBK는 국민연금에서도 상환전환우선주를 매개로 6000억원 안팎을 수혈 받았다.

기업을 인수할 때 피인수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대금을 충당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일반적인 인수 방식으로 통하지만, 문제는 그 비중이 커지면 경영에 지장준다는 점이다.

당시에서도 시장에서는 전체 인수대금의 절반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하는 것은 무리수를 둔 위험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MBK는 대형마트가 유통업의 핵심이라는 미래 전망을 보고 결단을 내렸지만, 결과론적으로 이는 금리 상승기에 과도한 차입에 따른 채무부담이 확대되고 2020년대 코로나 판데믹과 함께 쿠팡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의 급성장하면서 경영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서 MBK의 과도한 인수 차입금은 홈플러스 경영에 두고두고 부담으로 작용했다. MBK는 그러면서 알짜 자산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영업이 종료됐거나 종료를 앞둔 점포는 25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완전히 폐점한 점포는 14개다. 여기에는 매년 매출 상위권에 들던 경기 안산점, 부산 가야점 등이다.

MBK가 홈플러스를 운영한 기간 할인점은 141개에서 126개로, 슈퍼마켓 체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371개에서 308개로 각각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재무 상황이 최악의 상황에서 MBK가 아무런 자구 노력을 하지 않은 채 기업회생 절차에 의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MBK가 홈플러스의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책 대신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은 더는 회사가 손해 보지 않겠다는 계획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원의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 개시 결정으로 거액의 인수 대금을 빌려준 금융권은 당분간 대출금 회수가 어려운 처지가 됐다.

홈플러스의 채무 조정 대상은 2조원 규모다. 메리츠금융 1조2000억원, 은행 한도 대출 1100억원, 기업어음 2500억원, 매입채무 유동화 자금 3500억원 등이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개시로 신용등급도 추락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의 영업력이 점차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정상 영업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커져 영업력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김병주 MBK 회장의 사재 출연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김병주 MBK 회장은 사재를 내놓는 등의 방식으로 홈플러스 부실 경영에 따른 한국 경제에 혼란과 홈플러스 채권 등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을 초래한 데 대한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서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고 있다. MBK에 대출한 한 금융사는 MBK의 실질 자산을 보고 있다. MBK3호 펀드로 MBK에서 가장 내실 있고 성과 높은 펀드로 꼽힌다.

금융사 관계자는 "사재 출연은 김병주 개인의 양심과 도의적 영역이라면 물리적 대주주에 해당하는 MBK3호 펀드는 오렌지라이프, 두산공작기계, 일본 골프회사, 물류회사 매각으로 이익이 7조 이상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MBK가 자신들의 경영 실패를 만회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MBK3호 펀드에서 조금만 써도 홈플러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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