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증권이 LS그룹 내 유일한 금융 계열사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연초부터 LS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한 김원규 LS증권 대표이사의 3연임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LS그룹 내에서 입지를 확장하고 있는 구동휘 LS MnM 대표이사가 LS증권의 이사회에 합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LS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김원규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김 대표는 2019년 LS증권 전신인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로 취임한 후 2022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오는 21일 예정된 LS증권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에 성공할 경우 3연임에 성공하게 된다.
김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LS그룹의 일원이 되면서 사명을 바꾸고 새로운 비전을 설정하며 새롭게 출발했다”며 “오랜 인고의 시간을 거쳐 새로운 지배구조를 맞이한 만큼 올해는 확실한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S그룹의 브랜드 가치 제고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 그룹 유일한 금융사로서 첫 단추가 잘 꿰어졌다는 평을 들어야 한다”며 “각자 업무에서 그룹과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실행력을 높여달라”고 당부했다.
사실상 김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만큼 김 대표가 연초 강조했던 LS그룹과의 시너지 극대화 작업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LS그룹에 편입 과정에서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LS증권에 대한 오너가의 관심과 지배력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LS증권은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안과 더불어 구동휘 LS MnM 대표이사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도 상정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지만 이사회 의결사항에 대해 투표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 보통 기타비상무이사는 주요 주주 기업에서 이사회 경영 참여를 원할 때 많이 활용된다.
현재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E1→LS네트웍스→LS증권의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구자열 의장이 E1 지분율 12.78%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E1은 LS네트웍스 지분 81.79%, LS네트웍스는 LS증권 지분 60.98%를 보유하고 있다.
구 대표는 E1 사내이사와 LS네트웍스 사내이사도 겸하고 있으며 구자열 의장의 장남이기도 하다. 기타비상무이사로 LS증권에 직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주요 전략 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구 대표는 지난해 그룹 임원 인사에서 LS MnM CEO로 1년 만에 초고속 승진하면서 그룹 내 입지를 굳히고 있다. 구 대표는 LS그룹 비전 2030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중 배터리 소재 분야를 주도적으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
LS그룹은 주력 계열사들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LS일렉트릭의 자회사인 KOC전기, LS그룹 미국 계열사인 에식스솔루션즈,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인 LS이링크, LS이브이코리아 등이 상장을 추진 중이거나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구 대표가 이끄는 LS MnM도 2027년까지 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LS그룹 입장에서는 자본시장과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고 LS증권이 금융 계열사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LS증권이 LS 계열사들의 IPO에 주관사로 참여할 수는 없지만 인수단으로 참여할 수 있다. 또 회사채 등 자금 조달 관련 조언이나 운용 등에도 역할을 할 수 있다.
LS증권 입장에서도 기회다. LS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218억원, 순이익 16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 42%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다. 2년 연속 이익 감소세다. 시장변동성 증가로 트레이딩 수익이 감소한 데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추가 설정 등의 영향이 컸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금융 시장이 회복되는데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리테일 부문에서도 증권사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결국 전통 IB 영역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과제가 된 만큼 LS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범LG 계열 기업들의 딜에 참여할 수도 있으며 LS 브랜드의 신뢰도를 앞세워 IB 트랙레코드를 쌓아갈 수도 있다.
그룹의 자금력을 활용한 대형 프로젝트 참여도 가능해졌다. 자기자본(자본총계) 확충에 그룹의 지원이 뒤따를 수도 있다. 증권업계에서 자기자본에 따른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지고 있지만 LS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별도 자본총계가 8716억원으로 전년 대비 6.83%나 감소했다.
다만 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김 대표가 사법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은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는 김 대표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으로 기소했다. 김 대표는 LS증권 임원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대가로 830억원 규모의 PF 유용을 방조한 혐의들 받고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10년 이하 자격정지 처벌 등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
LS증권 측은 “김 대표는 직무와 관련해 특정 사업 담당 임원으로부터 고가의 그림을 부당하게 수수하거나, 해당 사업 관련 SPC의 PF 대출금 유용 사실을 인식한 채 방조한 사실이 없다”며 “향후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적극 해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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