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100엔당 1000원 돌파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12일 원·엔 재정환율은 전날대비 2.29원 내린 986.00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 30분에는 989.85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2023년 5월 12일(990.39원) 이후 1년 10개월만에 최고치였다.
원·엔 환율은 작년 7월 2일 855.38원으로 내려갔지만, 일본은행이 7월 말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하면서 엔화 강세 양상을 보이더니, 900원 초반대를 유지하며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작년 11월 21일 895.87원을 기록하며 800원대로 내려앉으며 엔화 약세 기조를 보였으나, 지난해 말 한국의 비상계엄령 사태가 불거지면서 900원대로 재진입했다.
올해 1월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인상함에 엔화 강세 양상이 이어졌고, 지난달 20일 (952.12원) 이후에는 900원 중후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2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엔화 강세 요인으로 미국 경기 둔화 우려, 임금 인상 가능성 등이 꼽혔다.
이달 초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현재 금리 수준은 충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경제와 물가가 예상대로 움직인다면 금리인상을 지속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엔화 가치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지난달 21일 하나증권이 내놓은 '글로벌 경제 및 외환시장 전망' 자료에서는 '엔화는 일본 경기 순환 및 통화정책 방향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주요 통화 대비 약세 폭이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엔화는 주요 통화 중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화 강세는 기업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엔화 대출 잔액은 이달 7일 기준 724억엔으로 작년 11월 말 750억엔, 12월 말 731억엔, 올해 1월 말 730억엔, 2월 말 725억엔 등 감소세가 이어졌다.
일본 기준금리 인상, 엔화 가치 상승으로 기업들이 대출 상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엔화 가치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3월 자동차·전기 업체들의 임금협상 결과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강세가 전개되고 있는데 2분기에는 속도 조절이 되는 구간이 있을 것"이라며 "일본의 금리 인상은 올해 1월 선제적이었고, 3월 임금 협상 결과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거 같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소비경기가 어떻게 살아나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엔화가 좀더 빠르게 올라오면서 원·엔 환율이 1000원에 근접하고 있는데, 원화가 약했던 요인 중 하나가 대외적 정치 불확실성이 가미되었다고도 보고 있다"면서 "일본은행 금리 발표, 경기소비 등이 엔화 가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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