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비과세 배당을 본격화한다. 이미 시장은 화답했고 우리금융 입장에서도 같은 재원으로 주주들에게 더 많이 할당할 수 있어 주주환원 부담도 덜게됐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총 안건으로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상정했다.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이를 배당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자본준비금 감액으로 증가하는 배당가능이익은 3조원이다. 법인세법에 따라 3조원을 비과세 배당금 재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 내년에 지급되는 2025년 결산배당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비과세 배당은 원천징수(15.4%)를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금융지주 개인 투자자들은 배당금액의 100%를 수령하게 된다. 배당수익이 18% 가량 올라 실질적인 배당수익률이 극대화되는 제도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대상도 아니다. 법인 주주도 법인세 과세 이연 효과가 발생한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도 같은 재원으로 더 많은 분배금을 주주들에게 할당할 수 있어 밸류업 정책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비과세 배당은 2023년 메리츠금융이 처음 도입했고 은행권에서는 우리금융이 처음이다.
통상 배당금은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을 재원으로 한다. 그러나 비과세 배당은 주식발행초과금처럼 기존 주주가 증자에 참여해 내놓은 출자금을 현재 주주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비과세 배당에다가 호실적까지 더해지면서 주식 시장은 화답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지난달 7일 실적 발표 다음 거래일에 장중 7%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아직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비과세 배당은 환영받을 수 밖에 없다.
당시 다른 금융지주들도 각각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일부 금융지주의 경우 실적에 비해 주주환원 규모나 계획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이 많았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배당성향이 30%로 은행지주 내에서도 주주환원 중 배당의 비중이 크고 배당수익률도 높은 편이어서 비과세의 혜택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세후 배당수익률은 KB·신한·하나금융지주를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비과세 배당을 발표한 상장사들은 시장 반응이 좋았다"며 "다만 자본준비금을 감액해야하는 만큼 지속 가능성은 의문인데다 도입 회사가 많아질수록 세수 확보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