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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효과적인 저출생 대응은… "소득공제보다 재정지출이 효과 커"
    입력 2025.03.14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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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저출생 극복을 위해 정부가 내놓는 소득세 기반의 조세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소득세제 특성상 실효세율이 높지 않은 데다 정책 대상자인 20·30대 실효세율이 다른 세대보다 이미 낮다는 이유에서다. 남성의 육아휴직 등 자녀 양육을 지원하는 재정 정책이 출산율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현금성 지원에 따른 악영향은 우려 요소다.

서울 시내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직원이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유자녀 때 실효세율 낮은 OECD…韓은 1.7%P 차이만

14일 국회예산정책처 나보 포커스(NABO Focus) 제96호에 담긴 '결혼·출산·양육 관련 세제지원 현황 및 개정동향'을 보면, 한국을 포함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이 저출생 대응을 위해 소득세 중심의 세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는 보육수당과 출산수당 등에 비과세 혜택을 두고 부양 자녀 인적 공제 등의 소득 공제, 교육비와 의료비 세액공제 등을 두고 있다. 지난해 마련한 세법개정안을 통해선 결혼 세액공제(1인당 50만원)를 신설하고 자녀 세액공제 금액을 1인당 10만원씩 늘리기도 했다.

11일에는 기업의 양육지원금 비과세 한도를 보완하는 세법개정안을 하반기 확정해 내년 초 시행하겠단 정부 발표도 나왔다. 기업이 6세 이하 자녀를 둔 임직원에게 주는 양육지원금의 근로소득세 비과세 한도를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합리화한다는 내용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소득세 기반 조세 지원 효과가 OECD 국가 대비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다수 OECD 국가에서 다양한 공제 및 감면 등으로 자녀가 있는 가구의 소득세 실효세율을 자녀가 없는 가구 대비 낮추고 있지만 국내에선 격차가 낮다는 이유에서다.

OECD 평균 소득세 실효세율은 2023년 기준으로 무자녀 단독 가구가 15.4%, 두 자녀 홑벌이 가구는 10.4%로 격차는 5.0%포인트였다. 각국의 소득세 실효세율 수준을 고려한 가구 유형별 실효세율 하락률은 32.7%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같은 기준으로 소득세 실효세율이 무자녀 단독 가구 6.8%, 두 자녀 홑벌이 가구 5.2%로 감소 폭이 1.7%포인트에 그쳤다. 소득세 실효세율 수준을 고려한 가구 유형별 실효세율 하락률도 24.3%로 더 낮았다.

20·30세대 특성도 조세 정책 효과를 낮추는 요인이다. 20대와 30대 근로소득세 실효세율은 2023년 기준 2.2%, 4.8%로 40대(7.0%)나 50대(8.4%)보다 낮았다. 20대(49.1%)와 30대(28.7%) 소득세 면세자 비율도 40대(26.0%), 50대(26.6%)보다 높았다.

광주 북구 화암동 무등산 평두메습지에서 아이들이 습지를 관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고서 저자인 강민지 국회예산정책처 분석관은 "저출생 관련 조세 지원이 소득세를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실효세율이 높지 않은 우리나라 소득세제 특성상 저출생 대응을 위한 추가적인 소득세제 지원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조세 지원보다 재정 지원을 통해 자녀 양육 비용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결혼과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경제적 요인과 문화·가치관 측면의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남성 육아휴직, 출산율 제고에 효과적

올해 1월 국회예산정책처 연구용역보고서로 나온 '저출생 대응을 위한 조세정책 해외사례 연구'에서도 조세 정책보다는 재정 정책이 출산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세 정책과 재정 정책을 함께 아울러야 한다는 제언도 포함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프랑스와 독일, 일본, 네덜란드 등 각국의 저출생 대응 조세 정책이 출산율 제고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지만 정책 효과성과 효율성이 국가 및 정책 형태 별로 상당한 편차가 존재해 획일화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저출생 대응 재정 정책 역시 시행 국가별로 상이한 결과가 나왔지만 '가구의 소득·자산 형성을 직접적으로 지원해 가구 출산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보고서 내용이다. 특히 남성의 육아휴직이 출산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상당수 나왔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연구 책임자인 홍우형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고서에서 "육아휴직, 아동수당 등 자녀 양육을 지원하는 재정 정책이 여성의 노동 참여율 증대와 가사 부담 경감으로 이어질 시 가구의 출산 결정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득 활동을 전제하지 않는 현금성 지원이 여성의 노동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은 우려 요소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재정포럼 2024년 12월호'에서 현금성 지원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줄이고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고 밝혔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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