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편 관세 정책이 지난 12일 철강·알루미늄 25% 관세로 시작된 가운데 우리 수출기업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출 증가율에 대해선 평균 1%대로 낮게 전망하는 등 수출환경에 대해서도 비우호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17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간한 ‘수출기업 2025년 수출환경 전망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수출 기업들은 이같이 응답했다. 설문조사 대상은 10개 업종(기계류·자동차·전기전자 등)의 수출 50만달러(약 7억2780만원) 이상 수출기업 502개(대기업 53개·중소기업 449개)다.
미국의 보편관세가 본격적으로 부과된다면 수출기업의 13.3%는 수출 활동에 매우 부정적, 58.2%는 약간 부정적이라고 답해 총 61.6%가 부정적 영향을 예상했다. 중소기업보단 대기업이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란 응답이 조금 많았다. 대기업은 9.4%가 매우 부정적, 52.8%가 약간 부정적일 것으로 답해 총 62.3%가 부정적 영향을 응답했다. 중소기업은 13.8%가 매우 부정적, 47.7%가 약간 부정적에 답해 총 61.5%가 부정적인 영향을 예상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자동차(80.8%)·섬유류(71.4%)·철강(64.9%)·기계류(64.3%)에서 부정적 영향의 비중이 높았다. 특히 자동차와 기계류에선 ‘매우 부정적’ 의견이 각각 22.2%, 18.3%로 산업 분야에서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미국(83.1%)·중동(66.7%)·중남미(65.1%)에서 부정적 전망이 높았으나 타지역 수출 기업도 모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연구소는 응답 기업 가운데 주력 수출 지역이 미국인 기업은 약 30% 불과하면서도 “부품·소재 수출 등을 통한 영향, 다양한 지역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의 존재 등으로 보편관세 부과 영향은 더 크게 파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실제 보편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수출 증감 전망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드러났다. 수출기업들의 23.3%는 전년 대비 수출액 증가를 전망했으며 18.3%는 감소를 전망했다. 58.4%는 전년과 동일한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응답 기업들의 수출 증감률 평균은 1.2%(대기업 0.3%·중소기업 1.3%)에 불과해 증가 전망세가 강하지 않은 게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감소율 평균은 ?17.9%, 증가율 평균은 19.1%였다.
수출기업들은 올해 수출 분야에서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에 대해 ‘글로벌 경기 위축’을 가장 많이 꼽았다. 올해 예상되는 수출 리스크(1·2순위 합산)로 ‘글로벌 경기위축’라고 답한 기업 비율이 54.8%였다. 뒤이어 원·달러 환율 상승(28.9%), 미국 및 주요국의 규제·관세·지원 변화(28.5%), 중국 경기 둔화(21.9%) 순으로 응답했다.
수출기업들의 올해 업무계획 환율 평균은 달러당 1387원이었다. 손익분기 환율 평균은 1370원을 나타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업무계획 환율 및 손익분기 환율에 대해 정하지 못했다거나 응답하지 않은 기업 비중이 각각 27.1%, 41.4%로 지난해 설문(7.6%·10.5%)에 비해 많이 증가했다. 원화 약세가 수출 활동에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36.3%,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34.9%로 나타나 환율 상승에 대한 부담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현재 높은 원·달러 환율이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에 긍정적이나 수출기업 중 부품 및 원자재 수입기업들의 비중도 높아 원화 약세가 지속된다면 부담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