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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MBK 이정도였나"…돈·LP만 챙기다 'PEF 생태계 망쳤다'
    김남희 기자
    입력 2025.03.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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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기업회생이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의 나쁜 경영 선례로 남았지만 정작 MBK는 홈플러스 운영 기간 1조원 이상의 성과 보수와 운영 보수를 챙긴 것으로 추산된다. 홈플러스 정상화에 최소 1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김 회장이 어느 정도의 사재 출연을 통해 자구노력을 할지는 안개 속이다.[출처=EBN AI 그래픽 ]
홈플러스 기업회생이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의 나쁜 경영 선례로 남았지만 정작 MBK는 홈플러스 운영 기간 1조원 이상의 성과 보수와 운영 보수를 챙긴 것으로 추산된다. 홈플러스 정상화에 최소 1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김 회장이 어느 정도의 사재 출연을 통해 자구노력을 할지는 안개 속이다.[출처=EBN AI 그래픽 ]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사재(私財)를 내놓기로 한 상황에서 최대 피해자는 협력업체와 금융 채권자 및 동종 사모운용펀드업계로 지목된다.

홈플러스 기업회생이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MBK의 나쁜 경영 선례로 남았지만 정작 MBK는 홈플러스 운영 기간 1조원 이상의 성과 보수와 운영 보수를 챙긴 것으로 추산된다. 홈플러스 정상화에 최소 1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김 회장이 어느 정도의 사재 출연을 통해 자구노력을 할지는 미지수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사재 출연 계획을 밝혔다. 사재 출연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특히 부채로 잡히게 될 밀린 임대료는 여기서 제외될 전망이다. MBK파트너스는 소상공인 거래처 한정적으로 결제대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종합했을 때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정상화에 최소 1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관측한다. 홈플러스가 매달 정산해야 하는 상거래 채권 규모는 약 5000억원에 달한다.

또한 국회 정무위원회가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조사·분석한 결과 회생개시 전인 지난 3일 기준 홈플러스의 단기채권 판매잔액은 5949억원이다.

이같은 김 회장의 사재 출연 약속은 뜨거운 여론을 진정시키키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4일 이뤄진 홈플러스·MBK파트너스의 갑작스러운 기업회생절차 신청에 홈플러스 임직원과 협력업체, 채권자들 사이에서의 반발이 커지면서 사태는 오는 18일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으로도 다뤄진다.

급기야 MBK 3호 펀드의 매각 차익이 무려 7조3000억원에 달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7조3000억원대 차익을 보유한 MBK가 3호 펀드에 묶인 홈플러스 경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MBK 입장도 난처해진 것으로 관측된다.

[출처=증권업계 ]
[출처=증권업계 ]

특히 MBK는 주요 글로벌 출자자(LP)에게 관련 부정적인 이슈가 전달될 것이라는 우려와 국회 정무위 소환을 염두해 김 회장 사재 출연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메리츠 등 채권단은 이날 MBK 측의 사재 출연 발표에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메리츠 측은 MBK의 구체적인 진정성이 실행돼야 관련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사태의 공은 앞으로 본격화될 채권단과의 협상으로 던져졌다. 금융권의 홈플러스 관련 금융대출 익스포저(대출·지급보증 등 위험노출액)는 1조4000억대로 알려져 있다.

이 중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선순위 대출 1조3000억원을 집행한 금융권 최대 채권자다. 금리는 연 8%로 알려졌으며, 지난달 말 기준 대출 잔액은 약 1조2000억원이다. 나머지는 KB국민은행(547억원), 신한은행(289억원)·우리은행(270억원) 순이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대출이 부동산신탁사와 맺은 신탁계약 수익증권을 보유하는 형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자금회수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어느정도 우려를 보고 있다. 해당 부동산자산이 수월하게 매각되기 쉽지 않다는 측면에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홈플러스 주요 부동산 및 점포자산은 건물 지하에 위치해 있어 활용성이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인해 MBK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는 점이 시장의 관심사다. 홈플러스가 자금을 빌리거나 채권 발행 주관을 맡긴 금융사 및 증권사들과 사전에 논의하지 않고 법정 관리를 신청한 데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 채권자 및 증권사들과 왜 소통하지 않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MBK가 빠르게 투자회수(엑시트)하고자 하는 것은 이해하는데, 왜 시간과 절차적으로 설득하지 않은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또 홈플러스 상황을 설명한 뒤 CP 발행을 했을 법도 한데 기습적으로 CP를 발행하고,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에 들어간 것은 MBK에 도움은커녕 악영향만 준다"고 진단했다.

MBK에 대한 채권단과 금융권의 신뢰가 무너진 현재 홈플러스·MBK파트너스는 오는 6월 3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계획안에는 상환이 유예된 금융부채 2조 원 변제 방안과 경영 정상화 계획 등을 담긴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의 협조가 제공될 지 시장은 의문을 갖고 있다.

통상 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에는 기업에 자금을 대출한 채권단과 협의하는 과정을 통한다. 이는 법적으로 규정된 절차는 아니지만, 자본시장에서 기업과 채권단이 신뢰를 한다는 전제에서 진행하는 관행이다.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향후 부채 탕감 계획 등과 관련해 설명하고 회사 상황을 설명한다는 IR 측면의 성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장 한쪽에서는 홈플러스·MBK파트너스가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고 지난해말 증권을 급격히 발행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해 미리 기업회생을 준비해왔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당장의 피해자는 홈플러스 채권과 발행증권에 투자한 투자자라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불완전 판매 여부보다는 홈플러스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신영증권 등이 신용등급 강등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단기 채권을 발행해왔는지 살피고 있다.

홈플러스 임직원 고용 문제와 협력사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사업적 도의도 부족한 것도 비판의 대상이다. 메리츠금융이 1조2000억원을 MBK 담보신탁에 대출해주고 국민연금(6000억 원) 등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투자한 상황에서 MBK가 상거래 채권 중 당장 급한 약 1조 원 규모 상환을 장담할 수 없다고 봤다.[출처=연합]
홈플러스 임직원 고용 문제와 협력사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사업적 도의도 부족한 것도 비판의 대상이다. 메리츠금융이 1조2000억원을 MBK 담보신탁에 대출해주고 국민연금(6000억 원) 등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투자한 상황에서 MBK가 상거래 채권 중 당장 급한 약 1조 원 규모 상환을 장담할 수 없다고 봤다.[출처=연합]

투자자 책임이 일부 인정되는 불완전 판매와 달리 사기 발행이 인정되면 과거 동양증권 CP 사태처럼 투자자가 법에 따라 상환받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신영증권,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 2곳에 대해 검사에 착수했다.

홈플러스 임직원 고용 문제와 협력사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사업적 도의도 부족한 것도 비판의 대상이다. 메리츠금융이 1조2000억원을 MBK 담보신탁에 대출해주고 국민연금(6000억 원) 등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투자한 상황에서 MBK가 상거래 채권 중 당장 급한 약 1조 원 규모 상환을 장담할 수 없다고 봤다.

자본시장에서는 MBK의 이번 사태를 통해 국내 사모펀드 업계에 대한 이미지도 훼손됐다고 진단했다. MBK는 아시아 최대 사모운용 펀드라고 자평해왔다. PEF 관계자는
자본시장에서는 MBK의 이번 사태를 통해 국내 사모펀드 업계에 대한 이미지도 훼손됐다고 진단했다. MBK는 아시아 최대 사모운용 펀드라고 자평해왔다. PEF 관계자는 "MBK의 전격적인 홈플러스 법정관리 신청은 이 같은 거액의 보수를 그대로 챙기면서 회복될 가능성이 없는 경영에 시간을 쓰기보다, 기업회생과 법정관리를 통한 엑시트 전략을 택하는 게 가장 빠르고 현실적이라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EBN AI 그래픽]

홈플러스 임직원 임금, 퇴직금 등이 공익채권으로 우선 변제 대상이지만 담보 자산을 처분하는 상황이 오면 홈플러스 자산은 '빈 깡통'이 되기 때문이다. 급기야 이로 인해 고용 안정성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또 자본시장에서는 MBK의 이번 사태를 통해 국내 사모펀드 업계에 대한 이미지도 훼손됐다고 진단했다. MBK는 아시아 최대 사모운용 펀드라고 자평해왔다.

PEF 관계자는 "MBK의 전격적인 홈플러스 법정관리 신청은 이 같은 거액의 보수를 그대로 챙기면서 회복될 가능성이 없는 경영에 시간을 쓰기보다, 기업회생과 법정관리를 통한 엑시트 전략을 택하는 게 가장 빠르고 현실적이라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MBK는 홈플러스가 망하든 좀비기업으로 되든 합계 1조원 이상의 성과 보수와 운영 보수를 챙겼기 때문에 채권단과 미리 소통해야 할 절실함이 없을 것"이라면서 "기업회생과 법정관리를 통해 회사를 정리하는 것이 MBK의 최종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아시아 최대로서 MBK가 가장 성공적인 사모운용펀드라고 손꼽아왔는데 MBK는 언제부터인가 투자한 회사를 성장시키기 어려워했다. 이제는 아시아 최고 역량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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