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시장으로 대이동을 했던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집권 이후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미국 주식시장이 올해 부진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시장보다는 미국 외 다른 시장들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만큼 전문가들은 신중한 투자를 조언하고 있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금액은 3월 들어 174억 달러로 집계됐다. 아직 이달 거래일이 남아있지만 1월 312억 달러, 2월 273억 달러 등 매수세는 점차 약해지는 모습이다.
미국 주식 매수세 약화 원인은 미국 대표지수들의 약세 때문이다. 뉴욕증시에서 올해 들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31% 하락하면서 낙폭이 크지 않지만,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는 각각 7.91%, 3.64% 하락했다. 특히 나스닥 지수는 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 뒤에서 여섯 번째로 하락폭이 크다.
지난해 나스닥(+28.64%), S&P500(+23.31%), 다우(+12.88%) 지수들이 강세를 보이며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2603억 달러나 매수한 바 있다. 2023년 미국 주식 매수 규모는 1352억 달러에 불과했다.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이 워낙 많이 미국 주식을 매수했던 만큼 미국 주요 지수의 급격한 하락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는 투자자들이 버틸 수 있는 구간이지만 더 하락할 경우 투매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 대표 지수가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에 조정을 겪는 영향도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도 더해졌다. 특히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도 커졌고, 이에 따라 금리 인하도 속도를 조절하고 있어 회복이 더디게 나타날 수 있다.
이에 개인투자자들도 미국 외 지역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올해 들어 15% 가량 상승한 독일 시장에서 매수 규모가 3월에만 2713만 달러를 기록했다. 2월에는 71만 달러에 그쳤다. 약 14% 오른 이탈리아 시장에서도 매수 규모가 1월 6만 달러에서 2월 14만 달러, 3월 73만 달러로 가파르게 증가세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홍콩 주식 매수세가 1월 대비 3월 5배 증가한 5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중국 심천증시연계 주식 매수가 1월 912만 달러에서 3월 3560만 달러로 늘었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순매수 규모가 1월 9271억원에서 2월 2조2349억원으로 늘었으나 3월 들어 지난 21일까지는 2조8822억원을 순매도했다. 매수 규모도 2월 276조2828억원에서 3월 163조1116억원으로 감소했다.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올해 들어 각각 10.15%, 6.08% 상승했으나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 되고 있는 데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국내 주요 산업 영향력이 커 국내시장 투자에 소극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다양한 지역의 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직접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미국 증시가 주춤하다고 해서 당장 미국 시장에서 발을 뺄 정도는 아니지만, 독일 등 유럽 증시가 올해 반등하고 있기 때문에 주목해볼 만하다”면서도 “증권·운용사들이 미국 개별주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 외 지역에 대해서는 정보가 느리거나 잘못 전달될 수 있는 만큼 개별 주식을 하는 것보다 ETF, 인덱스펀드 등 분산투자해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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