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3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3년간 누적 손실만 7조원에 육박한다. 외부 자본 투입이 없었다면 사실상 자본잠식에 빠질 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HUG의 2024년 결산공고에 따르면 지난해 2조519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4087억 원, 2023년 3조8598억원에 이어 3년간 누적 손실만 6조7883억 원에 달한다. 주요 적자 원인은 주택시장 침체 속 보증부실 확대가 꼽힌다. 지난해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대위변제액은 6조9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8% 증가했다. 보증사고 건수도 4조4896억 원 규모로 1549억 원 늘었다. 실질적인 부실채권 손실을 반영한 보증금융비용은 1조9700억 원으로 전년의 두 배를 웃돌았다.
보증영업비용은 2조8930억 원으로 전년의 5조1610억 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는 ‘든든전세’ 등 신사업 도입으로 채권 회수 실적이 개선된 결과로 보인다. HUG 관계자는 “채권 회수액이 전년 대비 9000억 원 이상 증가했다”며 “이 덕분에 순손실 규모도 2023년과 비교해 1조3400억 원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무구조는 여전히 불안하다. HUG의 책임준비금은 7500억 원 수준에 그쳤다. 장래 보증 리스크를 의미하는 ‘잔여보장요소’는 5조3700억원이며, 보증사고로 인한 손실 추정액은 4조6100억 원에 달한다. 보증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현재의 자본으로는 감당이 어려운 구조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HUG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4조9409억 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이는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주식 4조 원을 현물 출자하고, 주택도시기금에서 7000억 원을 투입한 결과다. 여기에 7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도 발행됐다. 외부 자본 확충이 없었더라면 HUG는 자본잠식까지 몰릴 수 있었다.
한편, 정부는 보증 위험 완화를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의 담보인정비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낮췄다. 이에 따라 HUG의 신규 리스크는 일부 완화될 전망이나, 기존 보증의 부실은 여전히 남아 있어 재무 건전성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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