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많이 오르면 떨어지고, 많이 떨어지면 오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언제나 그 반대로 움직인다.”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미국 관세전쟁으로 인한 증시 급락 이후 투자자들에게 건네는 특별 서신을 통해 향후 투자전략을 전했다.
10일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 따르면 이번 서신은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 투자자들이 냉정을 잃지 않고 장기적 시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에서 작성됐다.
강 전 회장의 고객 서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17년간 이어진 전통으로 이번이 다섯 번째다. 그는 시장의 공포가 클 때마다 직접 펜을 들어 투자자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전달해왔다.
강 전 회장은 이번 서신에서 “흥분하면 냉정하고, 공포스러우면 다가서야 한다”며 시장을 대하는 투자자의 자세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시장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건넨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늘 그 이야기를 놓친다. 그래서 실패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은 공포가 극심한 때지만, 이럴수록 인내하고 냉정을 유지하는 자만이 다음 축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시장 상황을 ‘허세 섞인 포커 게임’에 비유했다. 미국과 세계 각국이 맞붙은 관세 전쟁이 마치 무모한 배팅과 같은 형국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 판이 머지않아 끝날 것이라 예견하며 “그 다음 큰 화두는 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금리 인하의 구조적 배경으로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미국의 생산기지화로 인한 과잉공급이다.
강 전 회장은 “관세로 인해 기업들은 비자발적 과잉투자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이는 전 산업의 총 공급을 늘려 물가를 낮추고, 결국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력을 만든다”고 분석했다.
둘째는 AI 혁신이다. 그는 “생성형 AI는 무한대의 지적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고, 피지컬 AI는 값싼 노동력과 제품을 양산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시대는 자원이 무한하게 공급되는데도 물가는 오르지 않는 현상이 펼쳐질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이 가져올 변화로 경제의 기본질서가 무너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강 전 회장은 “지금까지의 경제는 희소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핵심 원리였지만, AI 시대는 이 전제를 뒤흔든다”며 “이는 인플레이션 시대에 익숙한 투자자들에게는 디플레이션 성장 모델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남긴다”고 강조했다.
디플레이션 시대의 투자 해법으로 그는 희소성의 본질에 주목했다. 그는 “시간의 가치를 거스를 수 없는 명품 브랜드, 발행량이 제한된 비트코인, 시대를 초월하는 창조적 경영자 등은 여전히 가치 있는 자원이 될 것”이라며 “이들을 공급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이런 변화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에셋플러스는 탐험가 정신으로 가치를 찾아내고, 이를 담아낼 펀드와 ETF를 준비할 것”이라 밝혔다.
강 전 회장은 서신을 마무리하며 “하락의 끝은 멀지 않았다.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투자자가 시험받는 순간”이라며 “좋은 펀드, 좋은 주식이라면 인내의 끈을 놓지 말고, 에셋플러스와 함께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자”고 당부했다.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