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년 만에 1위 자리를 빼앗긴 신한카드가 '군살빼기'에 돌입한다. 카드업계 수익 구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조직쇄신을 통해 비용축소에 나선 것이다. 대대적 구조조정이 예고되면서 신한카드 조직 내부는 긴장감이 감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오는 16일 조직개편 및 인사이동을 단행한다.
신한카드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단위조직 일부를 통폐합하는 '대부제(大部制)'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4그룹 20본부 81팀 체제에서 관리자를 대폭 줄이고 실무 인력을 늘리겠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대부제가 도입되면 현재 81개 팀을 맡고 있는 팀장 자리가 줄어들게 되는데 업계 안팎에서는 20~30% 가량 축소될 것으로 바라봤다.
현재 팀장직을 맡고 있는 부장과 부부장 중 이번 조직개편에서 자리가 없어진 면팀장(보직해임) 발령자들은 팀원 소속으로 돌아가게 된다.
신한카드 노조 측은 조직개편 이후 면팀장 된 이들은 사실상 희망퇴직 대상자가 된다고 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조직개편 직후인 오는 19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작년 12월에 이어 반년 만에 또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으로, 신청 대상은 1968년생부터 1979년생까지로 팀장급이 주로 해당한다.
신한카드 노조 측은 "사측이 추진하고 있는 조직개편안은 본사 조직의 30%에 달하는 대규모 축소와 인력 이동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노동조합의 존립 기반을 흔드는 도발"이라며 "이는 고용 안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공정한 인사와 승진 기회를 가로막는 부당한 구조조정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직원 개인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훼손하는 조직축소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노조의 요구를 외면하고 일방적 조직축소를 강행할 경우 어떠한 타협도 없이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안팎에선 올해 1월 취임한 박창훈 사장이 지주의 조직쇄신 특명을 받아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했다.
신한카드가 이처럼 적극적인 비용관리에 들어간 것은 수익성 악화와 직결된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5721억원을 기록하면서 삼성카드(6646억 원)에 업계 1위 자리를 뺐겼다.
신한카드는 2007년 LG카드 인수 이후 줄곧 업계 1위 자리를 지켜봤다.
올해 1분기에도 순이익이 136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6.27% 줄어들어 삼성카드에 밀렸다.
건전성 지표도 나빠지고 있다. 1분기 말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1.61%로 1년 전(1.56%)과 직전 분기(1.51%) 대비 각각 0.05%p, 0.10%p 올랐다. 이는 2015년 3분기 말(1.68%) 이후 최고치다.
경영효율성을 끌어올리려면 인력구조 개선에 칼을 빼들 수 밖에 없다.
지난해 기준 신한카드의 1인당 생산성은 2억1700만원이다. 삼성카드(3억2700만원)보다 1억원 가량 낮다.
신한카드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기간제 근로자 제외)는 2443명이다. 전업카드사 가운데 직원이 가장 많다. 삼성카드(1763명)보다 680명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먹거리는 없고 수익성은 점차 악화되니 비용 줄이기는 당연한 수순 같다"며 "조직 비대화를 해소하는 것이 숙제였던 만큼 이번에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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