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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아멘, 흥행도~ 대박
    입력 2025.04.1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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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소도시 오거스타 마스터스 주간 인산인해

'황금알을 낳는다.' 인구 20만여명이 거주하는 미국 동남부 조지아주의 소도시 오거스타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도시 전체가 들썩이는 '명인열전'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4대 메이저 골프 대회 중 하나인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10일(현지시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막을 올렸다. 매년 4월 둘째 주에 열리는 최고의 골프 이벤트다. 세계 최고의 골프장 중 하나인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톱랭커들이 총출동해 자존심을 건 대결을 벌인다. 올해로 89회째를 맞았다. 오거스타는 지금 '마스터스 효과'에 흠뻑 빠져 있다.

미국 소도시 오거스타에는 매년 4월 마스터스 주간에 엄청난 인파가 몰린다. AFP연합뉴스

오거스타 내셔널은 전설적인 골퍼 보비 존스(미국)가 만든 골프장이다. 그는 1930년 클리퍼드 로버츠(미국)와 함께 오거스타 인디언 농장 45만평 부지에 골프장을 설계했다. 1934년 첫 대회가 열렸고, 마스터스라는 명칭은 1939년부터 사용됐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가입이 매우 까다로운 '스노비 클럽'으로 유명하다. 미국 정·재계의 유력 인사들이 회원이 되기를 원하지만 문턱이 높다. 현재 약 300명에 달하는 회원 명단은 철저히 비공개다. 흑인은 1990년, 여성은 2012년에 처음 입회가 허용됐다. 선수 역시 출전하려면 최소 세계랭킹 50위 안에 들어야 한다.

타이틀 스폰서 없어도 황금알 낳은 대회

마스터스는 타이틀 스폰서가 없다. 비상업주의를 표방하며 상업성을 철저히 배제한 마케팅 전략이 오히려 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만들어냈다. 대회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이 직접 주최하며, 상금 규모는 대회 중간인 3라운드 이후 확정된다. 지난해 총상금은 2000만달러(약 295억6000만원), 우승 상금은 360만달러(약 53억원)에 달했다.

마스터스는 메인 후원사가 없지만 기념품, 입장료 등으로 엄청난 수익을 낸다. PGA투어

메인 스폰서가 없지만 돈은 넘쳐난다. 최근 공개된 2022년 마스터스 수입 추정치는 1억5100만달러(약 2232억원)에 이른다. 수입의 45%는 기념품 판매, 26%는 입장권, 17%는 TV 중계권에서 나온다. 비용을 넉넉히 써도 일주일 순이익은 엄청나다. 2022년엔 약 5700만달러(약 843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촌 골프계 최고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대회라 불릴 만하다.

비상업주의 원칙… 관람권 암표 1500만원

이 같은 수익의 비결은 '신비주의'에 있다. 누구나 출전하거나 관람할 수 있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수입원은 기념품이다. 한정성과 희소성이 작용해 '없어서 못 파는' 수준이다. 대부분의 패트런(갤러리)은 첫날부터 프로숍에 줄을 서며 선물 쇼핑에 나선다. 미국 소셜미디어 미디엄에 따르면 모자, 셔츠 등 기념품 수입만도 일주일간 약 7000만달러(약 1305억원)에 달한다. 하루 1000만달러, 시간당 수입은 100만달러꼴이다. 그렇다고 폭리만 취하는 건 아니다. 식음료 가격은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다. 인기 메뉴인 피망치즈 샌드위치는 20년째 1.5달러로 동결돼 있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철저한 회원중심제로 운영하는 ‘스노비 클럽’이다.

관람권도 '전설적'이다. 4만장의 티켓은 1972년에 이미 마감됐다. 창설 당시 기여한 4만명에게 대물림되는 형식이다. 일반 골퍼들이 노릴 수 있는 건 매년 6월 추첨으로 극소량 판매되는 티켓뿐이다. 경쟁률이 높아 대부분은 암표에 의존한다. 대회장 입구 워싱턴 로드에는 '티켓 구함'이라는 팻말을 든 암표상들이 즐비하다. 암표 가격은 1만달러(약 1500만원)를 넘는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는 광고판이 없다. IBM 등 소수 기업에만 한 시간에 최대 4분 광고를 허용한다. 시청자들이 광고가 아닌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일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의 광고 시간이 18~20분인데 마스터스는 그 5분의 1 수준이다. 코스는 연중 절반 이상 휴장해 잔디 하나 흠 없는 '카펫 같은' 상태를 자랑한다. TV 중계도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올해는 CBS스포츠가 주말 중계 시간을 늘렸다. 기존의 메르세데스-벤츠, IBM, AT&T에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새로운 파트너로 합류했다.

세계 최고의 골프 대회인 마스터스는 점차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스터스 효과는 오거스타 전역에 영향을 미친다.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미국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절반 이상이 마스터스 주간에 오거스타를 찾는다. 이들은 대회 기간 내내 파티를 열고 '빅 딜'을 성사시킨다. 지역 주민들은 이 시기를 '13월'이라 부른다. 약 2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들며, 주민들은 집을 빌려주고 여행을 떠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린다. 식당은 별도의 고가 메뉴판을 준비하고, 인근 골프장의 그린피도 천정부지로 뛴다.

광고판 없고, 일부 기업만 파트너십 체결

오거스타 내셔널은 최근에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인근 부지 12만2000평을 5500만달러에 매입했고, 2010년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연습장을 개장했다. 갤러리 주차장은 서쪽 버크먼스 지역 잔디밭으로 옮겨졌으며, 이를 위해 4000만달러가 추가로 투입됐다. 극심한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한 도로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것이 바로 '오거스타 파워'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이기재 기자 happylee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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