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상품화사업 고속성장…협업구단과 복싱 등 종목 확대"
"그룹 수직 계열화 구축하고 형지엘리트 자사주 추가 매입"
(인천=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일본의 콘서트장이나 스포츠 경기장에 가면 사람들이 경기는 안 보고 굿즈 샵에 줄을 길게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총괄 부회장 겸 형지엘리트[093240] 대표이사는 지난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형지엘리트가 '스포츠 상품화'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스포츠 상품화 사업은 야구 등 스포츠 구단과 파트너십을 맺고 구단이나 소속 선수의 이름, 로고 등을 활용한 굿즈나 유니폼을 만드는 사업이다.
최대 주주인 패션그룹형지의 상장 계열사인 형지엘리트는 학생복 사업과 근무복이나 기업 유니폼을 만드는 기업간거래(B2B) 사업 부문에서 최근 스포츠 상품화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형지엘리트는 지난 2020년 스포츠 상품화 사업에 진출한 뒤 한화이글스, LG트윈스, SSG랜더스, FC 바르셀로나, 한화생명e스포츠 구단 'HLE'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야구를 비롯한 스포츠 전반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며 2023 회계연도(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연결 기준 형지엘리트의 스포츠 상품화 사업 매출은 전기 대비 113% 성장했다.
최 부회장은 "형지엘리트가 기존 굿즈 생산업체와 비교할 때 규모가 크고 레퍼런스(사례)도 많이 쌓이다 보니 사업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며 "저를 포함한 사업본부 구성원 모두 스포츠 광팬이라 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협업 구단과 종목을 확대하면서 스포츠 상품화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며 "국내 복싱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메달도 따고 선전하고 있는 만큼 복싱을 한번 활성화(붐업)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2세 경영자로 승계작업을 진행 중인 최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부친인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형지엘리트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는 지난 2021년부터 까스텔바작[308100]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최 부회장은 "중요한 시기에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며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등 '글로벌 형지' 완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형지엘리트는 학생복 사업의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중국에서는 빠오시니아오 그룹의 계열사 보노와 손잡고 설립한 상해엘리트를 필두로 '프리미엄 교복 시장'을 겨냥하고 있고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과 일본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 부회장은 "중국 교복 시장 규모는 약 22조원으로 국내시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며 "최근 국제학교, 사립학교 붐이 일면서 프리미엄 교복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부회장은 스무살부터 부친인 최 회장을 따라다니며 현장 경영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20대부터 회장님과 중국 전역의 생산 기지를 돌며 구매·조달 역량을 익혔고 직접 대리점을 찾아 점주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했다"며 "현장에서 부딪히며 습득한 역량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회장은 앞으로 책임 경영의 하나로 자사주 매입도 계속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1억3천900여만원을 들여 형지엘리트와 까스텔바작 보통주를 잇달아 매입했다. 최 부회장은 지난달 11일 기준 형지엘리트 지분 0.33%와 까스텔바작 지분 0.09%를 보유하고 있다.
형지 지배구조는 지난 6월 말 기준 비상장사인 패션그룹형지를 정점에 두고 형지엘리트, 까스텔바작, 형지I&C 등 상장사와 비상장 계열사들을 거느리는 구조로 돼 있다. 최 회장(90.39%)과 장녀 최혜원 형지I&C 대표(5.84%), 장남 최 부회장(3.77%) 남매가 패션그룹형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급여가 나오는 대로 형지엘리트 자사주를 장내 매수할 계획"이라며 "형지엘리트가 너무 저평가된 만큼 (자사주 매입은) 일종의 투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패션그룹형지가 수직 계열화를 구축하고 업계 넘버원으로 자리하는 게 목표"라며 "단순히 패션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 고객 삶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기업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cha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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