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로 공지한 뽑기 확률, 알고 보니 실제로는 0.5% 수준
게임위 시정요청에 아직 추가 설명도 보상·환불 계획도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를 의무화한 개정 게임산업법이 시행 200일이 넘으면서 일부 중국산 모바일을 중심으로 '확률 조작' 의혹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게임사 릴리스게임즈가 개발하고 싱가포르 소재 자회사 파라이트 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방치형 모바일 게임 'AFK: 새로운 여정'은 지난달 30일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확률 표기 방식으로 혼란과 불편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공지했다.
이용자들에 따르면 'AFK' 운영진은 지난 8월 게임 출시 후 뽑기 상품을 내놓으면서 이벤트 캐릭터 획득 확률이 3%이며, 40회 구매 시 캐릭터를 확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뽑기 시도 횟수에 상한선을 정해 놓는 이른바 '천장' 시스템이다.
문제는 운영진이 공지한 확률표를 보고 아이템을 구매한 이용자들로부터 '천장 횟수에 도달하기 전까지 캐릭터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반응이 쏟아지면서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관련 민원을 접수하고 사실 확인에 나섰고, 'AFK' 운영진은 '천장' 시스템으로 영웅을 획득할 확률까지 포함해서 확률을 공지했다고 답했다.
이는 당초 운영진이 공지한 확률표에는 없는 내용인 데다, 변동 확률이나 천장 도입 시 시도 횟수에 따른 구간별 성공 확률을 모두 공개하도록 한 문화체육관광부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해설서' 내용을 위반한 것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지난달 운영사 측에 시정요청을 했고, 이에 확률 정보를 수정하겠다는 답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런 'AFK' 운영진 측의 해명에 맞춰 이용자들이 추산한 실제 이벤트 캐릭터 획득 확률은 당초 공지된 3%의 약 6분의 1에 불과한 0.5%가량에 불과했다.
'AFK' 운영진은 "현재 내부적으로 개선 방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용자들이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상세한 확률을 추가 안내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운영진이 일주일 가까이 아무런 추가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고, 공지 직후 시행한 무료 아이템 지급 이벤트를 빼면 이용자를 위한 보상·환불 계획도 나오지 않고 있어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보다 앞서 중국 게임사 '유조이 게임즈'가 국내에 서비스한 모바일 게임 '픽셀 히어로'도 지난해 8월 '천장' 관련 확률 조작 논란이 불거져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중국 게임사 조이나이스게임즈의 '버섯커 키우기'도 지난 3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후 한동안 게임 내에 확률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지난 7월 게임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정 게임산업법이 시행된 3월 22일부터 지난 6월까지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관련 위반행위로 적발된 해외 게임사의 72%는 중국·홍콩·싱가포르 등 중화권 게임사로 나타났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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