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수리연·고려대·경북대 "과거 영향도 고려해 정확도 높여"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수리·계산과학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김재경 CI 연구팀이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최선화 선임연구원, 고려대 최보승 교수, 경북대 이효정 교수팀과 공동으로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전염병 확산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감염재생산지수(감염자 한 명이 평균적으로 감염시키는 환자 수), 잠복기, 감염기 등 변수들은 질병의 확산 양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다만 기존 모델은 모든 접촉자가 동일 확률로 감염력이 발현된다고 가정해 한계가 있었다.
미래 상태가 현재에 의해서만 결정되고 과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마르코프'(Markovian) 시스템에 기반해 과거 상태를 반영하지 못했다.
실제 접촉자는 잠복기를 거쳐 감염되기 때문에 접촉 시점이 오래된 사람일수록 감염력이 발현될 확률이 높다.
최보승 교수는 "현재와 과거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비(非) 마르코프 시스템은 수학적 추정과 모델링이 복잡하고 계산이 어려워 기존 전염병 확산 모델은 마르코프 시스템을 가정해 추정해왔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와 과거를 모두 고려하는 새로운 감염병 확산 모델을 개발했다.
미래의 변화를 현재의 상태만으로 설명하는 상미분방정식 대신 현재와 과거의 상태를 모두 이용해 설명하는 지연미분방정식을 도입해 기존 모델의 한계를 극복했다.
실제 2020년 1월 20일부터 11월 25일까지 서울 지역 누적 코로나19 확진자의 감염재생산지수를 계산한 결과 새 모델은 2.7로 실제 확진자 전염 경로를 추적해 얻은 값과 일치했다.
기존 모델은 4.9로 예측해 2배 가까이 과대 추정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모델을 토대로 개발한 프로그램을 관련 분야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개했다.
최선화 선임연구원은 "기존 모델은 과대 예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염기(감염자가 전염을 일으킬 수 있는 기간) 등 추가 역학 정보를 사용해 값을 보정해야 했다"며 "새 모델은 추가 역학 정보 없이도 감염재생산지수를 정확히 추정할 수 있어 효과적인 방역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지난 9일 자에 실렸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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